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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단일화의 명암
최창렬 발행일 2021-01-20 제19면
4월 서울시장 보선, 野 후보 결정 초미관심
그러나 지지율탓 국민의힘·안철수 간 삐걱
후보 단일화는 선거 승패 결정적 요인 작용
거대당 기득권·도취 버리고 以退爲進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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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객원논설위원
선거정치에서 후보 단일화는 승패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소주의적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처음 실시된 13대 대통령선거에서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는 단순한 선거공학으로 볼 수 없는 민주주의의 시금석이었다. 국민의 피와 희생으로 쟁취한 민주화의 과실을 또다시 12·12 쿠데타의 핵심이었던 인물에게 넘기느냐의 절체절명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노태우의 승리였고 결정적 원인은 민주진영의 단일화 실패였다. 2002년에 노무현과 정몽준의 포장마차 단일화가 성사됐지만 노무현 승리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2011년에 안철수의 양보는 박원순 승리의 초석이 됐으나 2012년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는 정치적 의미가 현저히 반감된 정치이벤트에 그쳤다.

다가올 4월 서울시장 선거의 보수야권 후보 결정은 보궐선거의 최대 관심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을 앞서면서 국민의힘과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가 본질을 벗어나고 있다. 후보 단일화가 현실적 선거공학의 차원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유권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단일화가 얼마나 무력한지는 경험으로 입증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경선과정이 본격화되면 안 대표의 출마선언과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논의로 선거 초반에 우위를 점하는 것처럼 보였던 구도도 깨질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수야권이 패배한다면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이후 전국 규모 선거에서 5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이 패배는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선거다. 여당으로서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최근의 여권 지지율 정체와 부동산 정책 실패, 경제 양극화 등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다음 대선에서 반전을 꾀하기 어렵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여야에게 건곤일척의 승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선거 승패를 가르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번 선거의 최대변수는 야권 단일화 여부다. 보수야권의 후보 결정 과정의 첫째 관건은 국민의힘이 거대정당으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 3석임을 감안할 때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란 권력쟁취를 위한 투쟁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안 대표의 지지율이 높은 것이 오히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는 역설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현 단계는 국민의힘이 안 대표에 대한 견제를 넘는 배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이 3석을 가진 정당 대표와 외부에서 경선을 치를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이는 거대정당의 기득권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안 대표 입당 후 경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당 대표가 경선을 위해 합당도 아닌 상황에서 자신이 속한 정당을 이탈하는 것은 정당문법상 상도(常道)가 아니다.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지고 안 대표와 다시 경선을 치르는 과정이 진행될지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지조차 안갯속이다.

둘째 안 대표도 지지율에 도취해서 자신으로 단일화되는 것만이 보수야권이 승리할 것이라는 착시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선거국면 초반의 높은 지지율이 최종 후보로 결정되는 것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국민의힘의 정당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앞서는 여론조사가 많은 것을 감안한다면 안 대표가 진정으로 자신을 내려놓고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초석이 되겠다는 진정성을 가질 때 오히려 승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

국민의힘이 기득권을 쉽사리 내려놓지 않는다면 선거는 보수야권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 최근의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안 대표를 의식적으로 배제하는 듯한 발언이 전략적 고려에서 나온 것일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단일화가 상대폄하나 권력투쟁의 양상으로 흐른다면 단일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단일화는 승리의 필요조건일 수 있으나 충분조건은 아닐 뿐만 아니라 단일화에의 과도한 집착이 결과를 그르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나 안 대표 모두 제갈량의 책략인 '이퇴위진(以退爲進, 물러나감으로써 나아간다)'의 의미를 새겨야 한다.

/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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