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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멈춰선 전세버스

김준석 김준석 기자 발행일 2021-02-15 제12면

대목에도 일감없는 버스…사실상 운행중단 경기도내 4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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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화성 황계동의 한 전세버스업체 차고지. 매년 설 명절이면 기업체 임직원 귀성·귀경길 버스 지원으로 텅 비어있어야 할 곳이 일감 잃은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2021.2.14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코로나 탓 귀성·귀경객 지원 중단
매년 명절 텅비었던 차고지 가득
보험료 아끼려 번호판 자진 반납
업체들 "4차 지원금 대상 포함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화성 황계동의 A전세버스 업체 차고지. 10년 넘도록 설 연휴 처음과 마지막 날이면 텅 비어있던 차고지가 이날은 일감 잃은 버스들로 가득했다.

2곳 시중은행과 계약을 맺고 매년 설날과 추석마다 임직원들의 귀성·귀경길 운행 지원을 해 왔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원이 중단된 탓이다.

이렇게 한 해 두 번 명절 귀성·귀경 지원으로 올려 온 2천600여만원을 포함해 단체 스키장, 해맞이 등 연초마다 몰렸던 여러 계약이 끊겨 A업체는 지난 1월에만 1억원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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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군포의 한 전세버스 업체 차고지에 코로나19로 인한 유지비 절감 등 목적에 번호판을 자진 반납(휴업 신청)한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2021.2.14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같은 날 군포의 B전세버스 업체(운영차량 총 48대) 차고지는 번호판을 잃어 몇 달째 엔진이 식어 있는 35대의 전세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에 줄어든 운행 수요로 연간 한 대당 200만원 이상 들어가는 보험료를 아끼고자 구청에 번호판을 자진 반납(휴업 신청)했기 때문이다. 매월 3~4대씩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부 전세버스를 자진 휴업시킨 바람에 B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5%에 그쳤다.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가 경기도 전세버스 업체의 지난 한 해 매출을 전년 규모의 3분의1로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도내 465개 전세버스 업체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790억32만원으로 지난 2019년(2천821억4천400만원)의 28% 수준이다.

B업체처럼 유지비 절약을 위해 자진 반납된 번호판만 1천여개로 집계됐다. 아직 번호판은 안 뗐지만 사실상 운행 중단 상태인 규모는 4천여대에 달할 것으로 조합은 추정하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최근 정부와 여당이 논의 중인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전세버스 기사들은 물론 운영업체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출퇴근 버스 수요를 뺀 대부분 관광·워크숍 등 운행 계약이 끊겨 도산한 업체가 적지 않다"며 "기사들은 물론 업체에도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 이상 경영난을 못 견뎌 문 닫는 업체가 급증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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