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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SL공사 매립지 특별회계 지급보류 '초유 사태'
공승배 발행일 2021-04-07 제1면
인천시 정책 발목잡은 운영위원회…험난한 쓰레기 독립
수도권매립지
6일 오전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3-1 공구에서 줄 지어 선 차량을 배경으로 쓰레기 매립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수도권매립지주변지역환경개선 특별회계' 3개월분 186억원의 지급을 만료일까지 보류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을 시작으로 '인천의 쓰레기 독립'을 두고 서울과 경기도의 비판 섞인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2021.4.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자체 매립지 부지 매입 위한 비용
회의서 '목적 외 사용' 문제 지적
서울·경기의 반격도 본격화 전망
市 "내역 설명하고 결정 지켜볼 것"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인천시에 '수도권매립지주변지역환경개선 특별회계' 지급을 일시 보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인천시가 자체매립지 부지 매입에 이 특별회계를 사용하는 게 본래 목적에 맞지 않다는 것이 보류 결정의 주된 이유다.

'수도권매립지 종료'로 인천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 경기도까지 인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인천시의 수도권매립지 종료 정책에 새로운 복병이 될 전망이다.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운영위원회는 오는 15일까지 인천시에 전달할 예정이던 3개월(2020년 12월~2021년 2월)분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 186억원의 지급을 만료일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인천시가 특별회계를 자체매립지 부지 매입에 활용하는 등 당초 목적 외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SL공사 운영위원회는 환경부, SL공사, 3개 시·도 관계자와 주민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해 매립지 운영 관련 중요 사항을 논의하는 기구다.

특별회계 지급이 중단된 건 아니지만, 지급 보류 결정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가 운영된 2016년 이후 목적 외 사용에 대한 논란은 수차례 있었지만, 지급 보류 결정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별회계는 매립지 주변 지역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반입수수료의 50%를 추가로 징수해 조성된다. SL공사는 201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인천시에 약 4천19억원을 특별회계로 지급했다.

인천시는 환경 개선의 궁극적 목표가 수도권매립지 종료인 만큼 자체매립지 조성에 특별회계를 사용하는 게 목적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회의에선 말 그대로 총공격을 받았다. 매립지 영향권 지역 주민대표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서울시와 경기도, 심지어 인천 서구까지 목적 외 사용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번 인천시로 공문을 통해 집행 내역의 공유를 요청 했지만 구체적인 자료 답변은 없었다"며 인천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싸고 인천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울시, 경기도가 이번 특별회계 문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인천 쓰레기 독립'을 위한 앞으로의 과정이 더욱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오는 14일 사실상 불발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가 끝나면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다시 협의 테이블에 앉게 된다.

환경부와 SL공사, 3개 시·도는 8일 만나 특별회계 문제와 관련해 논의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매립지 주변의 환경을 개선하는 최고의 방법은 결국 매립지를 종료하는 것"이라며 "특별회계 집행 내역을 설명하고, 오는 15일 열릴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립지 영향권 외 지역인 검단 주민들로 주로 구성된 수도권매립지종료주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부지 매입 예산 확보에 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서구 내에서도 특별회계의 자체매립지 활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