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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감] 오명 씻고 신뢰 회복 꿈꾸는 권세연 LH 경기지역본부장
강기정·김동필 기자
입력 2022-07-19 21:17 수정 2022-07-21 14:54

LH 재도약의 길… "지역 주거복지 빈틈 메우는 역할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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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이 혼란한 시기에 LH 최대 지역본부를 총괄하게 된 권세연 본부장은 지역과의 상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권 본부장이 집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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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기대를 해봤다.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만회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평가 결과는 'D'. 낙제점을 면한 정도였다.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모두가 온 힘을 다했기에 그만큼 기운이 쭉 빠졌다.

뭘해도 안될 것이라는 무기력감이 조직전반에 팽배해졌다. 국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내로라하는 멋진 도시를 만든다는 뿌듯함은 무색해진 채 부패 공기업의 오명을 쓴 조직에 대한 부끄러움, 따가운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자라났다.

이른바 'LH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그림자는 쉬이 지워지지 않았다.

권세연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은 정신건강전문의인 양재진 진병원 원장을 초청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LH사태 이후 낮아진 직원들의 자존감을 회복하자는 취지였다. LH 사태로 땅에 떨어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기존에 달렸던 것 이상으로 뛰어야 했다. LH의 존재 이유를 보다 분명히 해야 했다. 그러나 달려야 하는 직원들 역시 상처가 깊긴 마찬가지였다.

임대주택 짓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 요구사항 반영 중요
'사회에 기여하는 공기업' 직원들에게 자부심 심어주는 순기능
금리인상속 내집마련 청년세대 '원가주택' 사전청약 연내 공급
야간·휴일에도 하자·보수 '에브리타임 케어' 등 불편해소 노력


경기지역본부는 LH 지역본부 중 최대 규모다. 전체 9천600명 가량의 직원 중 15% 정도인 1천200명 가량이 경기본부에서 일한다. 올해 지정되는 신규 택지지구만 6곳, 공급하는 주택만 2만5천가구다. LH 사업의 25% 가까이를 경기본부가 담당한다. 직원 한사람, 한사람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을 총괄하는 본부장인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만큼이나 내부를 다지는 일에도 힘써야 했다. 그가 직원들의 자존감 회복 방안을 고민한 이유다.

"LH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다만 경기지역본부를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현장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명품도시를 만들고, 국민의 주거를 안정시키는 LH 본연의 업무에 대한 자존감마저 잃을까 걱정"이라는 권 본부장은 "무너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직원들이 자존감을 잃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LH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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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의 다양한 수요 토대로 LH의 존재 이유 찾아야


집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다. 다수의 집들이 시장을 통해 공급되는데,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은 내몸 하나 누일 곳조차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공이 필요한 이유, 주거복지가 중요한 이유다. LH는 이를 주도하는 기관이다.

정해진만큼의 주택 수를 차질없이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 본부장은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느꼈다. 노인과 장애인, 자립준비 청년의 고충이 결코 같지 않아서다. 입주자의 여러 수요를 반영해 주택 유형이 점점 다양화돼 가는 상황 속, 임대주택 공급도 응당 그래야 했다.

경기본부가 경기도내 지자체들에 어떤 주거복지사업이 필요한지 물은 것은 이 때문이다. 안산시와 협업해 자립을 희망하는 발달 장애인에게 주택을 지원키로 한 데 이어, 수원시와는 보호시설을 떠나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주택을 제공키로 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화성시에는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권 본부장은 "그냥 임대주택을 짓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주거복지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사각지대를 들여다봐야 했다. 그래서 각 지자체가 어떤 어려움을 안고 있는지 묻고 살폈다"며 "이를테면 안산시에선 최근에 발달장애인 형제를 홀로 돌보던 60대 남성이 세상을 등져, 지역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줬다. 안산시에 어떤 주거복지가 필요한지 물으니 자립을 희망하는 발달장애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말했다. 또 화성시 소재 신경대학교는 기숙사가 없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던 곳인데, 인근에 LH가 조성한 임대주택 300세대를 기숙사로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의 수요를 충실히 좇아 LH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국민의 주거 안정을 최일선에서 이행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동시에 LH가 '사회에 기여하는 공기업'이라는 자부심을 직원들에게 심어주는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지역과 꾸준히 소통하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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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과의 상생, LH 재도약의 새 물꼬


권 본부장은 올 1월 경기지역본부장에 취임했다. 기관 내부에선 'LH 사태' 여파가 여전했고, 바깥에선 대선 분위기가 가열될 때였다. 광풍이 불었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얼어붙어 여전히 침체 국면이다.

새 정부는 출범 100일을 전후한 다음 달에 부동산 정책과 주택 공급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점을 둬왔던 부동산 정책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팎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부임해 유독 어깨가 무거웠다. 그럴수록 그가 중심을 잡아야 했다. 더 공부하고, 현장에 바삐 다녔던 이유다.

권 본부장은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불안정했던 시기에 취임해 어깨가 무거웠다. 주택시장이 혼란할수록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최일선 기관인 우리 LH의 역할, 그중에서도 최대 지역본부인 경기본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경기본부가 관할하는 지역의 주민 수만 771만명이다. 이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차질 없는 진행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올 상반기에 2천303가구를 공급했고, 하반기에도 5천46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임대주택 공급 목표 1만6천가구 중 절반 가까운 7천500가구도 차질없이 조성했다. 상반기 내내 열심히 일해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그는 "우리 본부가 3기 신도시의 '막내'들을 조성한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이 있다. 함께 발표됐던 중규모 택지 봉담3지구도 담당한다. 주민들과 소통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충실히 거쳐서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반기에 열심히 할 것"이라며 "지역과도 계속 소통해 주거 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계속하겠다. 이를테면 금리 인상기 속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세대를 위해 '청년 원가주택'을 사전청약을 통해 연내에 공급하려고 한다. 또 그동안 주간에 실시했던 임대주택 하자 보수를 야간·휴일에도 실시하는 '에브리타임 케어'가 호평을 얻었는데 이같이 작지만 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내 빈공간을 기업·창업지원시설로 조성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방안도 계속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LH 역시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권 본부장의 생각이다. 이런 노력이 LH의 재도약을 위한 새 물꼬를 틀 것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권 본부장은 "LH는, 그리고 경기본부는 지역 내 사각지대를 줄이고 앞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동력이 돼야 한다.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고, 충분히 준비돼있다. 그게 지역을 살리고, 또 LH와 직원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강기정·김동필기자 kanggj@kyeongin.com,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권세연 본부장은?

▲1966년생, 화성 출생
▲인천고등학교·서울시립대 졸업, 가천대 도시계획학 박사
▲1990년 대한주택공사(LH 전신) 입사
▲2018년 도시재생계획처 지역재생부장
▲2020년 지역균형발전처장
▲2022년~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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