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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장애인 가정' 임신·출산·양육 총체적 어려움
유진주 기자
입력 2022-07-26 20:56 수정 2022-07-26 22:02

불편한 몸으로 온종일 육아… 엄마되기, 한순간도 녹록잖다

인천지역 내 장애인 가정 실태조사 관련
26일 오후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한 시각장애인이 혼자 아이를 돌보고 있다. 그는 "장애로 인해 아이를 키우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어린아이를 둔 장애인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정책이 더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2.7.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인천 계양구에 사는 A(47)씨는 지체장애가 있다. A씨는 7살, 11살, 13살 3명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A씨는 아이들을 임신·출산하는 과정에서 산부인과에 간 횟수가 손에 꼽힌다고 했다.

산부인과에 갈 때마다 유전자 검사, 기형아 검사 등 여러 검사를 권유받았다는 게 A씨 설명이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검사비 등 진료비·의료비 부담이 컸다는 A씨는 임신 초기와 만삭 시기를 제외하곤 산부인과를 찾지 않았다.

A씨는 "유전자 검사 외에도 다른 산모에게는 권하지 않는 검사들을 저에겐 권유한 경우가 많았다"며 "검사 비용이 부담돼 산부인과를 별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B(33)씨는 22개월과 4개월 된 아들과 딸을 둔 엄마다. B씨는 선천적으로 미숙아망막증을 갖고 태어나 한쪽 눈이 보이지 않고, 나머지 한쪽 역시 시력이 좋지 않아 시각장애로 등록돼 있다.

B씨는 '독박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친정은 거리가 멀고 시댁은 없다는 B씨는 올해 초 둘째 출산 이후 산후조리원도 이용하지 못했다. 첫째를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B씨는 장애인 등급 심사 과정에서 경증 장애로 분류돼 활동지원서비스(활동보조인) 등 혜택도 받지 못한다.

그는 "첫째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산후조리원은 일산이나 과천 등에만 있어 산후조리는 꿈도 꿀 수 없었다"며 "남편은 오전 6시30분에 출근해 오후 9시가 돼야 들어와 혼자 아이들을 돌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각장애로 등록된 상태는 아니지만 청각 신경도 손상돼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청각장애 검사 비용이 비싸 장애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전국 첫 장애 초점 실태조사
임신시 어려움 '의료비 28.4%' 최다
출산땐 '산후조리 지원 부족' 42.7%
인천지역 장애인 가정은 임신·출산·육아 등 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최근 자녀 양육 경험이 있는 장애인 가정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장애인 가정은 '부모'가 장애인인 경우를 의미하는데, 인천시가 장애인 가정의 임신·출산·양육 실태를 살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서도 장애인 가정에 초점을 맞춘 실태조사 사례는 없다.

인천시가 장애인 가정 1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신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임신 관련 진료비·의료비 부담'(28.4%)을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어려움 없음(25.4%)', '배우자의 미비한 도움(20.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임신관련 정보 부족', '임신 자체의 어려움', '임신으로 인한 이동의 어려움'은 각 15.4%로, 임신에 대한 정보와 물리적 접근성에 대한 응답이 주를 이뤘다.

출산 시 어려움에 대해선 '산후조리를 해줄 사람이나 지원 부족'이 42.7%로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해 산후조리 방법을 물은 질문에는 '시댁 또는 친정의 도움'(40.7%), '산후조리원 이용'(31.4%), '나홀로 산후조리'(12.2%) 순을 보이기도 했다.
관련 복지서비스 이용률도 저조해
'홍보안돼 제도 몰라' 54.8%로 압도

장애인 가정은 출산 관련 복지서비스 이용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관련 지원사업으로는 '여성장애인 출산비 지원', '저소득 여성장애인 가사도우미 사업',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등이 있는데, 응답자 대부분은 이들 사업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홍보 부족으로 제도를 몰라서'라고 답한 비율이 54.8%로 가장 높았고 '소득 기준 때문에 이용할 수 없어서'(26.9%), '신청 경로가 복잡해서'(23.1%), '신청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서'(20.2%)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지역에 있는 장애인 가정의 정확한 현황 파악은 과제로 남았다. 인천시는 가임기 장애 여성 수와 장애 여성 출산지원금 수령 인원으로 대략적인 수치만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 가정을 위한 지원 정책을 연구·발굴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장애인 가정이 어떤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등을 주로 파악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 가정에 필요한 복지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행정·보건의료·복지 '영역간 연계'… 끊임없는 '관심' 있어야)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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