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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환자 대피 돕다 숨진 간호사 유족들 "사명감 넘쳤던 사람"
배재흥·이자현 기자
입력 2022-08-05 16:10 수정 2022-08-05 19:24

이천 상가건물 화재… 신장투석 전문병원서만 5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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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20분께 이천시 관고동의 4층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투석전문 병원에서 투석을 받던 환자 4명과 이들의 대피를 돕던 간호사 1명이 숨졌다. 사진은 화재 현장 앞에 도착한 소방차량. 2022.8.5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간호사 일에 평생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던 아내인데…."

5일 오전 신장투석 전문병원이 입주한 이천시 관고동의 한 4층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투석을 받던 환자 4명과, 환자들의 대피를 돕던 간호사 1명이 숨졌다.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간호사 현모(50)씨의 유가족들은 그가 '사명감 넘쳤던 간호사', '좋은 어머니'였다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간호사란 직업,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

이날 오후 이천병원에서 만난 현씨의 남편은 "아내는 10년 동안 이 병원에서 일했다. 병원장 다음으로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었다"면서 "간호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했던 사람이다. 간호사란 직업이 그런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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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20분께 이천시 관고동의 4층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투석전문 병원에서 투석을 받던 환자 4명과 이들의 대피를 돕던 간호사 1명이 숨졌다. 사진은 구조 작업을 하다 바깥으로 나온 소방대원들. 2022.8.5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엄마 퇴근하면 같이 안경 맞추러 가려고 했는데…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아들(21)은 "어제 엄마와 한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친구들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면서 "오늘 엄마가 퇴근하면 같이 안경을 맞추러 가려고 했다. 엄마가 많이 무서웠을텐데…"라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연기가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의료진들은 환자 옆에 있었다
현씨는 마지막까지 환자들의 대피를 옆에서 도왔던 것으로 보인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장에서 이뤄진 브리핑에서 "투석은 중간에 바로 끊을 수 없다고 한다. 간호사 분들이 전부 끝까지 남아 환자들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연기가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의료진들은 환자 옆에서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화재는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폐업 상태인 스크린골프장은 철거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소방은 복수의 철거 관계자로부터 "최초 화재를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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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20분께 이천시 관고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사진은 건물 1층에 연기가 자욱한 모습. 2022.8.5 /주민 제공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간이)스프링클러는 건물 1~2층 한의원에만 설치돼 있고, 3층 스크린골프장과 4층 투석전문 병원에는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화재로 사망자 5명을 포함해 모두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의 피해가 컸다. 숨진 투석 환자 4명의 연령대는 80대 2명, 70대 1명, 60대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재흥·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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