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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숨은보석 핫플을 찾아서·(17)] 트레킹 명소 부상 '가평 연인산 명품 계곡길'
김민수 기자
입력 2022-09-05 21:25 수정 2022-09-06 10:24

연인처럼 속삭이는 숲바람… 스치는 인연마저 정겹도다

계곡바위 탐방객 휴식
탐방객이 산책 중 계곡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길었던 여름이 지나가고 바야흐로 가을이다. 무덥고 습한 공기는 어느덧 입추, 처서를 지나면서 시원하게 바뀌었다. 지난 여름 더위에 지쳤던 사람들의 무거운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지면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산과 계곡을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가평군은 산림청이 지정한 전국 100대 명산 중 화악산, 명지산, 운악산, 유명산, 축령산 등 5개의 아름다운 산과 북한강, 가평천, 조종천 등 이름난 강과 하천 및 계곡을 품고 있다.

이 중 최근 계곡트레킹으로 '연인산 명품 계곡길(이하 명품길)'이 주목받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걸으면서 자연풍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길은 용추계곡을 따라서 자연·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길로 지난 5월 개장했다. 이 명품길의 중심에는 용추구곡(옥계구곡)이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 용추구곡 중 1곡인 와룡추 감상으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용추계곡따라 자연·역사·문화 보존
시원한 '용추폭포' 시작부터 상쾌한 기분
징검다리 건너면 푸른빛 물든 '청풍협'
'화전민터' '내곡분교' 옛 흔적 만나기도
제사 지내던 '삼풍골'… 종점 '산림욕장'
3시간 코스 마치면 심신 스트레스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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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폭포라고 불리는 와룡추 감상을 위해 전망대에 서니 하얀 포말이 일고 있는 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낙하 소리와 함께 한순간 몰아치는 바람이 얼굴을 때리며 콧속으로 스민다. 간만에 오감이 꿈틀댄다. 시작부터 기분이 상쾌하다.

1851년(철종2) 성재 유중교, 김평묵, 유인석 등 당대 인재들이 이곳을 찾아와 승안산 일대의 자연경관을 두루 구경하고 중국의 무이구곡보다 더 아름다운 비경이라 찬탄하며 아예 터를 잡고 정착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용추(龍湫)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휘몰아치는 모양새가 마치 용이 누워있는 듯하다 해 와룡추(臥龍湫)라 불리며 가평 8경 중 하나로 해발 900m의 칼봉산이 발원지다. 와룡추(용추폭포),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추월담, 청풍협, 귀유연, 농완계 등이 옥계구곡 또는 용추구곡으로 불린다.

명품길은 와룡추,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추월담 등의 '연인산 명품 계곡 맞이길'을 지나 물안골에서 본격 시작된다. 물이 풍부한 안골이라는 물안골은 계곡 물소리로 가득하다. 물안골 언저리에 들어서자 싱그러운 산 내음과 맑은 물 내음을 품은 시원한 바람이 분다.

명품길은 출렁다리·울창한 숲 터널을 걷는 길과 화전민들의 집터, 숯가마 터, 학교건물 등이 남아있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길, 물멍·바람·숲멍존(Zone)으로 구성된 길 등 총 3개 구간 4.7㎞ 왕복 3시간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코스가 험난하지 않아 사계절 내내 남녀노소가 가뿐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징검다리 수를 헤아리며 걷는 것도 이곳만의 묘미다. 2개의 징검다리를 지나자 숲이 계곡과 맞닿아 푸른빛으로 물든 모습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는 '제7곡 청풍협'에 다다랐다. 이곳은 포토존과 함께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경치를 둘러보기에 손색이 없다. 길 대부분이 울창한 숲길로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어 불편함은 없다.

제8곡 거북이 놀던 귀유연 인근 계곡
귀유연.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1구간에는 청풍협, 옥황상제를 모시던 거북이가 놀던 제8곡 귀유연, 조선 말 학자 유중교가 무릉도원과 견줄만하다고 감탄한 제9곡 농완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용추구곡의 끝인 농완계를 지나면 화전민들의 집터, 숯가마터, 학교건물이 남아있는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계곡길의 제2구간을 맞이하게 된다.

옛 내곡분교
내곡분교.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2구간에 접어드니 옛 내곡분교가 있다. 산촌마을 화전민을 위한 학교로 1962년 2개 학급 내곡분실이란 이름으로 개교해 1979년 3월 폐교됐다. 

 

또 이 구간에는 전설의 '도깨비 출몰 지역', '용오름 바위' 등이 자리하고 있고 용오름 바위는 용이 하늘을 오르기 위해 기도를 올렸던 곳으로 영험한 기운이 흐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윽고 마지막 3구간. 트레킹 1시간여 만에 도착했다. 먼저 삼풍골이 탐방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삼풍은 1풍 상쾌한 바람(風)이 불어오는 골짜기, 2풍 화전민들이 이곳에서 풍(豊)년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곳, 3풍 가을이면 단풍(楓)이 가득해 붙여진 명칭이다. 가을이 좀 더 짙어지면 오색빛깔 단풍으로 더욱 운치가 있을 듯싶다.

징검다리
삼풍골을 지나 11개 징검다리 중 8번째 징검다리.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삼풍골을 지나 8번째 징검다리에 다다르니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다리를 건너는 데 다소 지체됐지만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는다. 탐방객들의 얼굴과 행동에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산책 종반에 들어서니 곳곳에 집터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과거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며 수수, 콩, 도토리 등을 많이 수확했다고 전해진다.

화전민 철거정책 이후 전나무, 잣나무 등을 심어 지금은 화전 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화전민 터 인근에는 겨울철 남방용으로 사용하거나 생계유지를 위해 만든 화전민들의 숯가마 터도 볼 수 있다.

바람멍존
바람멍존.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숯가마 터를 뒤로한 채 마지막 11번째 징검다리를 건너니 명품길의 종점, 산림욕장이다.

 

산림욕장에는 숲멍존 등이 마련돼 있으며 명품길 곳곳에는 쉼터와 물멍존, 바람멍존 등 힐링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쉬엄쉬엄 걸을 수 있다.

숲멍존에서 산림욕을 하며 잠시 숨을 고르고 출발지로 다시 발걸음을 되돌린다. 산책 내내 맞바람으로 상쾌함을 선사하던 바람이 이번에는 등을 밀어준다.

제7곡 청풍협의 전망대와 포토존
전망대.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돌아오는 길, 오르막을 오르면서도 지치지 않는 듯 아이들과 엄마로 보이는 방문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빼어난 풍광 속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길. 약 3시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스트레스는 훨훨 날아가고 몸과 마음이 가볍기만 하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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