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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지역 시민단체 위기… 경기 6곳 여정·포부
이자현·유혜연 기자
입력 2022-09-04 09:49 수정 2022-09-04 21:02

인권운동·환경캠페인… '30여년 발자취' 공동체 이정표로

공동체적 가치보단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시대상, 시민단체를 향한 곱지 않은 일부의 시선 등이 맞물려 시민단체를 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묵묵히 지역 시민사회에 발자취를 남겨온 곳들이 존재한다. 30년간 경기지역에서 인권운동을 펼쳐온 다산인권센터부터 마을 공동체가 참여하는 환경보호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경기환경운동연합까지. 그간 지역사회에 이정표를 세워왔던 이들의 여정과 포부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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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앞에서 다산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 '다산인권센터'
모든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다산인권센터, 1992년 설립 '最古' 

 

1992년 설립된 다산인권센터는 경기 남부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인권운동센터다. 다산인권센터는 전국적인 인권운동을 하면서도 지역 의제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14년 수원 원천리천에서 물고기 1만마리가 집단 폐사하자,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에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수원시 화학사고 대응과 지역사회 알권리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다산인권센터는 재난 약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이다.

안은정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코로나19, 기후위기에 유난히 큰 피해를 본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권에 양보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다산인권센터의 목표다. "인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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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CA 경기권역협의회의 캠페인 활동 모습. /YWCA 제공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 'YWCA 경기도협의회'
YWCA를 통해 변화된 사람을 보게 됩니다

YWCA, 첫 성별영향평가 모니터링 

 

'시민단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YWCA는 1922년 한국에 처음 창립됐다. YWCA 경기도협의회는 지역 상황에 적합한 특화활동을 추진하며 서로 협력하고 있다. 지난 1994년, 가정폭력으로 인해 남편을 살해했던 이순심씨를 돕기 위한 움직임은 경기도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금진 YWCA 경기도협의회 사무총장은 "당시는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할 때였다"며 "경기도에서 처음 이순심씨의 무죄를 위한 구매운동 등을 시작해 전국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YWCA 경기도협의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남녀에게 공평한 혜택을 주는지 평가하는 '성별영향평가 모니터링'을 처음 실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YWCA가 '사람을 남기는 일'을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을 길러내고 여성의 권익을 보장하는 활동을 하면서 YWCA를 통해 변화된 사람을 보게 됩니다. 더 나은 민주시민이 되는 과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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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인터뷰 중인 킨메이타 수원이주민센터 상임대표.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이주민과 지역사회를 잇는 징검다리 '수원이주민센터'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 내 이주민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달려온 수원이주민센터. 2000년 한국으로 건너온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지원 범위를 넓히고 이주민들이 보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미등록 이주민 여성을 위해 기업과 연계해 치과 진료 및 치료를 지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킨메이타 수원이주민센터 상임대표는 "미등록 이주민들은 병원 가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치과 치료를 도왔던 이주민 여성은 직접 마주해보니, 치아 전체가 다 썩어있었다. 의사소통도 안 되고 생계도 어려워 병원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경우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렇듯 노동 처우 문제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활동은 어느덧 이주청소년, 이주여성 등 다양한 주체로 확대됐다. 현재는 다문화이해교육, 이주민 가정 실태 조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킨메이타 상임대표는 거창한 포부 대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원 활동을 앞으로도 지속하고 싶다는 소소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노력해야죠. 한국 사회에 온전히 정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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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투표독려 챌린지를 하는 모습.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지역 여성들의 버팀목 '수원여성의전화'
우리 사회가 언제 어디서든 여성들이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곧 서른 해를 앞둔 수원여성의전화는 지역 여성들에게 '회복의 공간'을 제공해왔다. 1994년 창립 이후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고, 여성 복지 증진과 성 평등 확대를 위해 피해자 상담, 조례개정 운동, 법률지원 서비스 등을 마련하고 있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되기 한참 전인 2000년부터 수원여성의전화는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는 활동을 차근차근 펼쳐왔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근처에 상담소를 개소하고, 이들이 호소하는 고충을 청취했다. 어려움을 토대로 의료·생활 지원 등 상담을 실시하며 탈성매매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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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인터뷰 중인 이지희 수원여성의전화 대표.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이지희 수원여성의전화 대표는 "당시 성매매 여성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 개선과 구조적인 변화 이끌기 위해 수원시 의회에 조례 제정 등을 꾸준히 요구해왔다"며 "최근에는 스토킹처벌법 관련 수원시 조례를 마련하는 일을 했다. 지역 주민들과 조례 제정을 위해 함께 스터디를 하고 법률 자문을 구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이야기했다.

매년 3천여 건의 상담을 하며 지역 여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온 수원여성의전화. 이지희 대표는 변함없이 그간 걸어온 길을 가겠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언제 어디서든 여성들이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해요. 여성폭력 피해자들과 아픔을 공유하고, 그들이 회복될 수 있도록 연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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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광교신도시 민간개발이익 추정 발표 기자회견 당시 모습.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제공
'2권' 분립을 맞추는 균형추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워치독 역할을

경실련, 지방 '2권분립' 균형추 활동 

 

경기도 지역 정치와 경제 정책을 감시하는 '워치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기도협의회는 경기도 주요 현안과 정책, 의회 의정활동을 포괄해 감시하고 밀착 대응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만들어진 협의체다.


경실련의 모태가 부동산 불공정 행태 감시인 만큼, 경실련 경기도협의회도 경기도 내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두고 올바르게 집행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있다. 경기도 지자체 단체장, 도·시의원 등이 소유한 부동산 보유실태를 발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병욱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공동사무처장은 "행정과 입법을 집행하는 당사자가 이해 충돌에서 자유로워야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다. 예컨대 경기도 일대에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지역 의원이 국토 개발 업무를 하는 상임위에 들어가는 경우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역 의회와 행정, 지자체장을 향한 비판과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방자치는 사법이 제외된 사실상 '2권분립'이에요. 이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워치독 역할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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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권 하천 지킴이 활동 당시 모습. /경기환경운동연합 제공

지역민이 참여하는 탄소중립 '경기환경운동연합'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만
8천여kg 쓰레기가 태워지는 걸 막았다

'탄소중립', 'RE100', '기후 위기'. 낯설었던 단어들이 지역민들의 삶에 익숙하게 스며든 배경에는 경기환경운동연합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1999년 설립된 경기환경운동연합은 20여 년간 지역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운동과 조례 제정 캠페인을 펼쳐왔다.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성남시가 함께 펼쳤던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은 마을 주민과 같이 탄소중립을 실천했던 대표적인 활동이다. 각 가정에서 나온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지역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만 8천여kg 쓰레기가 태워지는 걸 막았다. 이는 대략 이산화탄소 10톤을 저감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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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와 인터뷰 중인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김현정 사무처장은 환경문제를 개선하려면 지역 단위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와 시민사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환경문제는 전 세계적인 이슈지만 지역마다 환경이 좋은 곳도, 열악한 곳도 있어요. 그렇기에 당사자인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지역 맞춤형 운동을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이자현·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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