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5년 앞당겨 실현… 인천 '회색도시' 이미지 벗는다

6일 오전 인천 송도국제도시 쉐라톤 그랜드 인천에서 열린 '제2회 저탄소도시 국제포럼'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2.6 /조재현기자 [e-mail]

과거 무수한 공장의 굴뚝으로 회색도시 이미지에 갇혔던 인천이 국가 목표보다 5년 앞당겨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천시는 6일 송도국제도시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유엔에스캅)와 공동 주최한 제2회 저탄소도시 국제포럼에서 '2045 인천시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문을 낭독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시는 당면한 기후위기에 인류의 생존과 안전을 도모하고, 지구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글로벌 탄소중립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국제사회 앞에서 책임 있는 일원으로 대한민국의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보다 5년을 앞당겨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市·UNESCAP 공동주최 국제포럼
유정복 '2045년 비전' 선언문 발표

정부는 국제사회 기조에 맞춰 지난 2020년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중간 목표로 올해 3월 2030년 NDC 40%를 관련 법령에 담았다.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는 NDC를 준용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은 산업단지와 함께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가 몰려 있으며 국가 항만과 국제공항이 있어 탄소중립 실현에 불리한 여건이지만, 이날 다른 도시보다 적극적인 탄소중립정책 추진을 공언했다.



인천시는 2045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 경제·생태 도시 조성' '맞춤형 시민 기후행동 확대' '글로벌 기후협력체계 활성화'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도시 조성' 등 4대 정책 방향과 그 아래 15대 추진 과제를 설정했다.

인천시는 2030년까지 18조5천억원을 투자해 인천형 수소클러스터,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단지, 태양광 발전 등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현재 11.2%에서 35.7%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영흥화력발전소 등 내구연한이 끝난 석탄발전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친환경 수소버스로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인천시는 시민, 기업, 공공부문 등 주체별 맞춤형 기후행동 시나리오와 협력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정보를 시민 환경 지표로 공개해 관리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녹색기후기금(GCF), 유엔에스캅 등 인천 소재 15개 국제기구와도 협력을 강화해 기후관련 국제 콘퍼런스·박람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11.2→35.7%
시민·기업·공공 등 주체별 협력 강화

이날 저탄소도시 국제포럼 개회식을 찾은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인천시의 탄소중립 조기 실현 선언을 환영했다. 헨리 곤잘레스(Henry Gonzalez) GCF 부사무총장은 "인천시가 대담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며 "인천은 혁신을 보여주는 좋은 도시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미다 살시아 알리샤바나(Armida Salsiah Alisjahbana) 유엔에스캅 사무총장 겸 유엔 사무차장은 "동북아시아 환경 증진을 위한 리더십을 보인 인천시에 감사하다"며 "도시가 한데 모여 실천해 나갈 저탄소 도시 플랫폼 구축에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한 제2회 저탄소도시 국제포럼은 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저탄소도시 조성을 추진하는 동북아 지역 도시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소개하고 국제 저탄소 정책과 정보를 공유한다. → 관련기사 3면(탄소중립 향하는 갈림길 '영흥화력 조기 폐쇄' 뜨거운 감자)

/박경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