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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귀인(貴人)과 귀인(歸因)

입력 2023-03-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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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살면서 마주하는 '귀인'이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을 의미하는 '귀인'(貴人)이고 또 다른 하나는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귀속시키는 의미의 '귀인'(歸因)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귀인은 스스로의 인식이나 선택에 따라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일 인물이나 같은 결과일지라도 자신이 어떻게 접근하고 느끼느냐에 따라 때로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협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귀인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진가, 관점 달리하면 보여
주변 귀인들 만날 확률도 높아져


이와 관련 첫 번째 귀인(貴人), 즉 소중한 사람은 어디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인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 그동안 그 사람의 진가(眞價)를 몰라봤기 때문이다. 진가는 강점이나 장점으로도 일컬어질 수 있다. 이는 미래의 행복만을 꿈꾸며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 파랑새 증후군(Blue Bird syndrome)의 대상이 사람으로 바뀐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의 진가는 상대방이 아무리 보여주려고 해도 정작 보는 사람의 관심이 없을 경우에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보는 사람이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주변에서 귀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고 주변을 벗어나 귀인을 찾는 것은 더욱 묘연해진다. 반면 보는 사람이 관점을 달리하면 주변 사람들의 진가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귀인들을 만나게 될 확률도 높아진다. 이는 논어에서 언급된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게 되면 그 속에서 자신의 귀인을 만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귀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막연히 기다리거나 우연히 다가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두 번째 귀인(歸因)은 크게 내적 귀인과 외적 귀인으로 나뉜다. 이는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통해 나타난 결과에 대한 원인을 스스로에서 찾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찾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에게 돌리고 잘된 결과에 대한 원인은 함께 한 사람들에게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거꾸로 생각하거나 바람직하지 않게 보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른바 잘되면 내 탓이고 안되면 상대방 탓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탓하는 것이 바로 외적 귀인이다. 변명은 보다 쉬운 표현이기도 하다. 외적 귀인의 기저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상대방이나 환경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흔히 '~때문에'로 시작되는 생각이나 표현이 대표적이다. 어떤 결과에 대해 외적 귀인을 하게 되면 당시에는 자신이 책임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만일 외적 귀인에 익숙해진다면 무책임은 증가하고 신뢰도는 저하된다. 이 두 가지 현상만으로도 현재와 미래의 삶과 일 그리고 관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 반면 내적 귀인을 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른바 성찰의 시간과 만날 수 있으며 실수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힘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변에서의 격려와 지원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단 지나친 내적 귀인은 금물이다. 자칫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거나 자신감을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적 귀인은 벌어진 사실에 국한되어져야 하며 그 이상의 상상이나 자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내적 歸因 생겼다고 자책 말아야
만일 찾을 사람·해결할 일 있다면
오래전부터 내옆·내면에 있을 수도


귀인(貴人)을 만나고 귀인(歸因)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다. 기다려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연히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관점을 달리하고 접근을 달리해야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주변을 다시 보고 자신을 다시 보면 어떨까? 만일 찾고자 하는 사람 혹은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옆에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있을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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