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4리그에서 승점 68(22승 2무 8패)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한 고양KH축구단의 모습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모기업의 압수수색 등에 영향을 받아 사실상 연고지를 찾지 못해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양시와의 연고지 협약을 완료하지 못해 최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2023 K3리그에 불참하는 것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의 허리를 담당하는 K4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우승했던 고양KH축구단은 올해 K3리그로 승격해 전의를 다졌지만, 연고지 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며 팀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모그룹 대북 송금의혹 수사 '부담'
작년 고양시와 연고 협약 연장불발
22일 고양KH축구단에 따르면 KH축구단은 지난해 11월 고양시로부터 연고 협약 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KH축구단은 구단 운영을 위해 경기도내 지자체를 포함해 충청 지역의 지자체와도 접촉하며 연고지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협약 체결에 실패했다. 대한축구협회의 K3·K4리그 운영 규정에 따라 연고지가 없으면 리그 참여가 불가능하다.
고양시는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사업의 부족과 지역 출신 선수 육성 및 발굴의 미흡 등을 연고지 협약을 맺지 않은 이유로 들었다. 시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들이 미약했고 지역 출신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며 "유소년 선수 육성도 미흡하다고 판단해 연고지 협약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근 KH그룹이 대북 송금 의혹에 휘말리며 검찰의 수사를 받자 고양시도 이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커 연고지 협약에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는 게 보다 정확한 분석이다.
지난 2021년 12월 창단식에는 당시 이재준 고양시장이 참석해 "시민축구단 창단은 고양시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던 분위기와 극단적으로 달라진 분위기다.
축협 '2023 K3 리그 불참' 확정
도내 지자체·충청권 등 노력 실패
외부적인 요인으로 갑작스럽게 리그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연고지를 찾는 것도 여의치 않게 되자 KH축구단은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은 다른 팀으로 이적한 상태며 구단 사무국 직원들도 대부분 퇴사했다.
KH축구단 관계자는 "이 팀은 기업에서 운영비를 지원해줘서 운영했던 팀"이라며 "고양시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이 관계자는 "KH축구단에서 뛴 선수들은 이곳에서 기회를 만들어 더 발전하고 싶은 선수들인데 리그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