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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부동산 향후 움직임 '이것' 확인해야

입력 2023-08-0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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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2022년 급격한 조정을 경험한 부동산 시장이 최근 들어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로서 여러 지표들을 분석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동산은 수학 공식처럼 단답형 정답이 제시되지는 않는다. 정성적 변수들이(소비자 심리, 정부 정책, 개발 기대감 등) 크게 작용해 분석 과정에 상당한 주의를 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혼재된 지표들 속에서 미래 방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변화는 물론 동행 지표와 선행 지표 등을 다방면에서 검토하고 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먼저 시장과 가장 높은 밀접성을 지닌 지표는 정부 정책이다. 현 정부는 집권 이후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 관점을 올곧게 펼치고 있다. 지난 정부가 규제 일변이었던 이유도 있으나, 금리 충격에 따른 경기 위축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전세 사기 이슈 등이 터지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초부터 세금, 대출, 분양, 정비사업 등에서의 규제 해제가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혼란한 부동산 시장서 지표들 검토
올초부터 세금·대출 등 규제 해제
거래량 따라 가격움직임 전환추세


정책 외 주요 동행 지표는 거래량과 매도물량, 청약경쟁률, 미분양 등이다. 거래량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가격 접점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면 가격움직임도 일정한 시차를 두고 하락폭을 줄이거나 상승 전환하는 추세를 그린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22년 10월 559건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1월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해 7월에는 4천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연동하는 아파트 매물량도 국지적이지만 조금씩 줄고 있으며, 서울 매매가격은 작년 7월 이후 1년여 만에 월간(6~7월) 기준으로 상승 추세로 반전됐다. 여기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요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분양 주택도 고점을 찍고 최근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편 시장을 대표하는 선행 지표에는 임대차 가격과 인허가 및 착공 물량 등이 있다. 임대차 가격은 상승폭이 커지면 시차를 두고 갈아타기 수요가 누적되며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다만 최근에는 전세가격이 하락하며 매매가격도 동반해 떨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차 시장의 또다른 축인 월세가격은 단기간 20~30% 급등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용이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주택 인허가 물량은 1~2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착공과 분양으로 시장에 나온다. 이후 약 2~3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입주하면서 시장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반토막 수준의 큰 감소폭을 보이는 중이다. 이는 향후 2~3년 내 신축 입주가 줄어들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선행지표 외에도 최근 리서치 기술의 발달로 한국은행 등의 주요 공공기관에서 시장 전망을 위한 수급동향과 전망지수 등의 선행 지표들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지표들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임대차는 매매가 변동 요인 작용
가을부터 서울·수도권 상승 전망


종합하면 현재 동행 지표에서 전반적인 개선세가 확인된다. 다만 선행 지표 중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월세가격은 올라 임차 시장 지표는 아직 혼조세다. 그리고 인허가와 착공물량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급감하고 있어 향후 2~3년 뒤에 수급 불안 재연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조정된 주요 이유 3가지(가격 부담, 금리 인상, 대출 규제)도 일정 부분 개선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즉 정부 정책 기조와 주요 지표들의 방향성이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만큼,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이 없다면 경착륙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오는 가을부터는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본격적인 상승 반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지방 일대는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주택들이 일부 지역에 쏠려 있는 만큼 가격 회복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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