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자 |
[2024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소감] 김문자
당선 소식은 폭풍입니다.
한자리에 있지 못하게 만들고 무장해제 시킵니다.
헤실헤실 나오는 웃음은 눈이 되어 쌓입니다.
지금도 웃음은 눈으로 내립니다.
칼 조세프 쿠셀 말처럼 내가 웃어야 거울이 웃는다는 걸 보았습니다.
여고 시절 시를 품고만 있었지 싹을 틔울 줄 몰랐습니다.
품고 있던 시는 나를 천천히 깨웠고 시로 이끌어 주었지만
온 마음을 주어야 자라는 아이들이 곁을 비우면서
꺼내지 못하고 숨겨둔 시가 조금씩 올라왔습니다.
이별은 만남이고 만남은 다시 이별이며 하나를 버리면 하나가 어떤 형태로든 들어온다는 걸 알고
처음 시를 품었던 마음으로 시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이담하 선생님을 만나면서 시는 온 천지에 있는 걸 느꼈습니다.
선생님의 격려와 때로는 신랄한 시평으로 기초부터 시의 확장과 사물을 다르게 보는 힘을 길렀습니다.
당선 소식에 저보다 더 좋아하시는 이담하 선생님,
몇 년 전 별이 되신 아버지,
시인이라는 이름을 주신 경인일보와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재깍거리는 시의 시계를 보며 좋은 글로 빚진 자의 삶을 살겠습니다.
하늘의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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