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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매도 못 채웠는데 2%로… '중증장애인 생산품' 학교 부담

김형욱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입력 2024-06-16 19:40 수정 2024-06-16 19:45

우선구매 특별법 개정안 8월 시행
작년 교육지원청 절반 '실적' 미달
"예산 그대로인데 달성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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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생산품 예산은 그대로인데, 구매 목표비율은 늘어나면서 학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2023년도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 박람회. /경인일보DB

중증장애인 생산품의 우선구매 목표비율 상향 내용을 담은 특별법 개정으로 경기도교육청의 고민이 깊다. 매년 배정받는 예산은 제자리 걸음인데 반해, 구매 목표비율은 2배 가까이 늘어날 상황이라 일선 학교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16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목표비율을 2%까지 높이는 내용이 담긴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당시 김예지·정희용·이종성 국회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3건의 법률안을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통합·조정한 것으로, 오는 8월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의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목표비율은 물품과 용역(공사 제외) 구매총액의 1%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중증장애인생산품에 대한 공공기관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구매 목표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됐지만, 도교육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도내 학교의 예산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구매 목표비율이 높아질 경우 학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포함한 도내 교육기관들은 현재도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비율을 지키지 못하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지난해 도내 25개 교육지원청(교육지원청에서 관리하는 학교 포함) 중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실적이 기준인 1%를 채우지 못한 곳만 절반 수준인 12곳에 달했다.



한 고등학교 교감은 "학교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 비율이 늘어나면 학교 입장에선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법적 기준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부담금을 내는 등 직접적인 제재는 없지만,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를 통해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공익적 역할을 해야 하는 도교육청 입장에선 구매 목표비율을 높이는데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 일선 학교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높아진 법정 구매 목표비율을 학교에서 달성하긴 쉽지 않다"며 "각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들이 생산한 물품뿐 아니라 용역 분야도 소개해 실적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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