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유정복 佛 방문 본격화
'한화 서울' 운영 발표후 손떼
APEC 정상회의 이어 또 고배
사진은 프랑스 퐁피두센터. /경인일보 DB |
인천시가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동력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던 프랑스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 분관이 부산에 설립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다른 도시와 경쟁하는 여러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퐁피두센터 분관 설립 역시 끝까지 끈을 놓지 않고 협상을 이어나간 부산에 공이 돌아가게 됐다.
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퐁피두센터 분관은 2030년 부산 이기대 예술문화공원 내 개관을 목표로 내달 퐁피두센터와 부산시 간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다.
퐁피두센터 분관을 인천에 설립하려는 논의는 2022년 11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프랑스 현지에서 퐁피두센터 관계자를 만나면서 본격화했다. 인천시는 한발 앞서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에 나섰던 부산시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지만, 후속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그룹이 퐁피두센터와 2025년 63빌딩에서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을 운영하기로 발표한 2023년 3월 이후 인천시는 유치전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부산시는 지속해서 퐁피두센터와 협의를 이어나갔고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 운영 기간이 끝난 이후 지역에 분관을 유치·운영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시는 MOU 체결 후 퐁피두센터 분관 설립에 필요한 실시설계 등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개관 준비에 나선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미술관을 설립해 독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지속해서 퐁피두센터와 논의를 이어나갔다"며 "퐁피두센터가 관광자원 확보, 도시브랜드 제고 차원에서 문화·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 유치에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인천시는 퐁피두센터 분관 설립에 관심을 보였지만, 제대로 도전하지도 못한 채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인천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나섰지만 경북 경주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고등법원 신설, 해사법원 유치 작업은 부산·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의 '견제'에 막혀 고전 중이다.
당시 인천시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업무를 맡았던 관계자는 관련 업무가 동력을 잃은 데 대해 "다른 현안 등 우선순위에서 밀려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기관 내 업무 추진 의지도 낮았던 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퐁피두센터는 파리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마티스, 피카소, 칸딘스키, 레제, 미로, 자코메티 등 유명 미술가 작품 12만 점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프랑스 메스, 스페인 말라가, 벨기에 브뤼셀에 분관을 두고 있는데, 2019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첫 분관을 개관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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