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은 실격…캐나다, 28년 만에 우승
미국 육상 여자 400m 계주팀이 ‘앵커’(마지막 주자) 셔캐리 리처드슨(24)의 폭발적인 역주로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계주 결선에서 멀리사 제퍼슨, 트와니샤 테리, 개브리엘 토머스, 리처드슨 순으로 달린 미국은 41초7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자메이카에 이은 2위를 한 미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리처드슨이었다.
리처드슨은 네 번째로 배턴을 받았지만, 프랑스, 독일, 영국을 차례대로 제쳤다.
결승선 10m를 앞두고는 양옆을 바라보며 순위를 확인하는 여유도 보였다.
여자 100m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쥘리앵 앨프리드(10초72·세인트루시아)에 이은 2위(10초87)를 한 리처드슨은 계주 경기에서는 금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처드슨의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리처드슨은 경기 뒤 대회 조직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토머스가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손에 배턴을 쥐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내가 할 일은 빨리 달리는 것뿐”이라며 “이런 동료들과 경기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여자 200m에서 우승하며 ‘하버드 졸업생 중 첫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은 토머스는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토머스는 “리처드슨은 역시 정말 빠른 선수다. 그가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우리는 금메달을 따냈다”고 기뻐했다.
이날 영국은 41초85로 2위에 올랐고, 독일이 41초97로 3위를 차지했다.
셰리카 잭슨,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부상으로 빠진 자메이카는 42초29로 5위에 그쳤다.
자메이카가 올림픽 여자 400m 계주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미국은 남자 400m 계주에서는 배턴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해 실격당했다.
1번 주자 크리스천 콜먼이 2번 케네스 베드나렉에게 배턴을 넘기려 할 때 둘이 겹쳤고, 결국 베드네렉은 ‘배턴 존’을 넘어선 뒤에 배턴을 잡았다.
실격 판정이 내려지기 전에 7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이미 메달권과 멀어진 미국은 경기 뒤 실격 판정까지 받았다.
콜먼은 “원하지 않던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 일어난다”며 “너무나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이런 현실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상 강국 미국은 유독 남자 400m 계주에서 고전한다.
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6개 대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2위) 이후 이번 대회까지 5번의 올림픽에서는 메달조차 따지 못했다.
도쿄 대회에서 2위를 했던 캐나다는 에런 브라운, 제롬 블레이크, 브렌던 로드니, 안드레이 더그레스가 이어 달려 37초50으로 우승했다.
브라운은 “우리는 뭉치면 더 강력해진다”고 ‘조화’를 강조했다.
더그레스는 “우리는 이런 순간이 오길 기대하고, 상상했다. 꿈을 현실이 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캐나다가 이 종목에서 우승한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37초57로 2위를 차지했고, 영국이 37초61로 3위에 올랐다.
일본은 가장 먼저 4번 주자에게 배턴을 넘겼지만, 우에야마 고키가 ‘앵커들의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면서 37초78, 5위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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