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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만 내리면 악취 '진동'… 하얀 배 뒤집힌 잉어 '둥둥'

이종태
이종태 기자 dolsaem@kyeongin.com
입력 2024-08-12 09:15

운정호수·소리천 오염 심각

퇴적물 부영양화·산소부족 악순환
바닥 준설·인근 폐수 단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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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호수와 소리천이 심각한 오염에 시달리고 있어 준설 등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파주시 제공
 

"폭우 때 심한 악취가 풍기고, 팔뚝만 한 잉어가 죽어 둥둥 떠내려갔어요."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운동 및 휴식공간인 운정호수와 소리천이 심각한 오염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주변 공사장과 식당 등지에서 발생한 하수 일부가 소리천으로 흘러들면서 또 다른 오염원으로 지적돼 하상 준설과 함께 하수 유입 근절대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운정신도시 주민 등에 따르면 올 여름 전국적으로 쏟아진 극한 호우로 인해 운정신도시 홍수예방 기능(저류지)을 하고 있는 운정호수와 호수 유입수를 공릉천으로 배출하는 소리천에 시커먼 급류가 흐르면서 심한 악취가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호수와 하천의 바닥이 급류에 파이고 뒤집어지면서 두텁게 쌓여 있던 썩은 퇴적물이 물 위로 떠올라 심한 악취와 함께 흑색 물빛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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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친수공간 조성사업 당시 물 빠진 소리천 바닥에 썩은 퇴적토가 가득 쌓여있다. /경인일보DB
 

2005년 조성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준설 한 적 없는 호수와 소리천은 그동안 켜켜이 쌓인 퇴적물이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부영양화가 가속되면서 용존산소 부족으로 더욱 썩어가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 결과 호수와 소리천은 팔뚝만 한 잉어들이 산소 부족으로 죽어 떠오르거나, 숨을 쉬기 위해 떼 지어 물 위에 입을 내놓고 '뻐끔'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민 이모씨는 "운정호수와 소리천은 오래전부터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 폭우 때는 잉어 등 물고기들이 하얗게 배를 드러내며 떠올라 둥둥 떠내려가고 또 물 밖으로 입을 내놓고 숨을 쉬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탁 속에 소리천 인근 공사장과 식당 등에서 흘러드는 오·폐수도 수질 오염에 한몫하고 있어 오염원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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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친수공간 조성사업 당시 물 빠진 소리천 바닥에 썩은 퇴적토가 가득 쌓여있다. /경인일보DB
 

수질환경업계 한 전문가는 "물이 고여 있다 보니 여름철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부영양화가 심해지면서 용존산소 부족으로 녹조와 물고기 집단폐사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같은 문제의 해소방안으로 구간별 바닥 준설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하천 바닥을 걷어낼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많은 종류의 어류가 살고 있어 준설 시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특히 예산확보 어려움 등으로 당장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가 예산과 준설방식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호수공원과 소리천은 계속 썩어가고 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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