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점검 결과 수시로 보고
언론·전문가·관련자들과 소통
객관적이고 공정성 보장 바람직
위기 징표시 대응방안 즉각 제시
정기적 전망자료 발표 '능력 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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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
지난달 17일 '인천광역시 경제동향분석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가 공포되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 인천연구원 산하 임시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인천시 경제동향분석센터(이하 센터)가 내년 상반기에는 정규조직으로 출범한다고 한다.
조례는 경제동향에 대한 상시 분석·점검과 주요 경제상황 분석 및 선제적 대응(제2조), 정기적인 결과공표(제3조)를 시장의 책무로 하고 있다. 또 시장은 이러한 책무수행을 위해 센터를 설립(제4조)하거나 출자·출연기관에 위탁하고 경비를 지원(제6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임시조직이면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인천경제동향분석센터가 지역경제 동향의 상시적인 분석·점검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공식적 기구로 출범한다는 것으로 매우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다만 몇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
먼저, 센터의 주요 업무인 경제동향에 대한 분석·점검은 철저히 객관적이고 공정하여야 한다. 특정인이나 그룹의 편에 서면 안 된다. 게다가 위기대응은 신속해야 한다. 즉 객관성, 공정성 및 신속성이 센터의 생명이다.
그러나 조례는 경제동향 분석·점검을 '시장의 책무'로 하고 있다. 물론, 시장은 시의 대표기관으로서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이다. 선출과정에서 상대 후보와 차별되는 공약을 내세우기 마련이다. 당선되면 공약을 이행하여 일정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공약이행의 결과는 경제동향에 반영되며, 이에 대한 분석·점검을 통해 성과를 찾아낸다. 따라서 누구라도 시장은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찾고, 불리한 결과는 감추려 노력하게 된다.
특히, 위기를 앞두고는 입장이 영 다를 수 있다.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위기 조짐을 미리 파악하고, 그 인식을 전파해야 한다. 하지만 선출직인 시장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임기중 위기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는 상당수의 시민이 위기로 판단하여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때조차도 시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아 무대책·무대응으로 일관할 수 있다.
더구나 조례상 '시장의 책무' 수행을 위해 설립된 센터는 위탁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예산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지역의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 등 시민보다는 예산지원과 감독의 주체인 시장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그러니 평시뿐 아니라 경제위기에 앞서 나타나는 특이동향에 대한 분석·점검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요한 경제상황 변화 즉, 경제위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점검하는 경우 시장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신속한 보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바람직하기는 시장에 대한 보고와 동시에 지역내 경제 주체들에게도 위기 상황이 전파되어야 한다. 하지만 조례는 분석·점검 결과를 시 누리집에 정기적으로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위기시의 신속한 대응 필요성에 비해 한가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우려의 해소를 위해 두 가지 제도적 개선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센터의 경제동향 분석·점검 결과는 공개석상에서 정기 및 수시 보고되기를 바란다. 극히 이례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언론, 전문가와 관련자 등이 참가하는 공개석상에서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정기 또는 수시로 보고되어 참석자와 소통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센터의 독립적 판단을 뒷받침하고 분석·점검 및 대응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평상시 정기적인 경제 전망발표를 기대한다. 센터의 가치는 평시의 경제동향 분석·점검에도 있지만 더 중요한 가치는 위기 징표의 상시모니터링과 감지, 컨틴전시 플랜에 의한 즉각적이고도 사전적인 대응방안의 제시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시 상황에서도 경제전망 능력이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지역내 경제주체의 변화에 대한 대응을 위한 자료 제공뿐만 아니라 평시의 전망 능력 배양을 위해서도 정기적으로 인천지역 경제동향에 대한 전망 자료를 발표해 주기 바란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