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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집단에너지 공급, 열병합발전 '최적'

조경욱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입력 2024-08-12 20:52 수정 2024-08-13 10:50

아파트·기업 증가로 전기·열 부족
지역난방, 타지역 열원 활용 한계
주민-발전소간 합의·설득 등 필요

 

송도국제도시 전경. /경인일보DB
송도국제도시 전경. /경인일보DB

집단에너지는 열병합발전소(CHP)와 열전용보일러(첨두부하보일러, PLB) 등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주택·산업용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신도시에서 흔히 쓰이는 지역난방이 집단에너지 사업의 대표적 예시다.

송도국제도시의 집단에너지 사업자인 인천종합에너지는 현재 운영 중인 열병합발전소와 첨두부하보일러의 열 생산량이 부족해 송도 내 열병합발전소 신설을 추진 중이다.

■ 지역난방, 주 열원 LNG 열병합

지역난방 공급 대표 시설인 열병합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전기를 만들 때 생기는 열을 이용해 온수를 만든다. 공정상 전기 생산과 함께 부가적으로 얻어지는 열을 지역난방에 이용한다.


반면 첨두부하보일러는 LNG로 물을 직접 가열해 온수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보조' 역할을 한다. 열병합발전소가 첨두부하보일러 대비 연료 효율이 높고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적어 지역난방에 주 열원으로 쓰이고 있다.



인천종합에너지가 신설을 계획 중인 '열 297Gcal/h, 전기 498㎿' 용량의 열병합발전소는 열과 전기 생산량의 효율적 적정량을 맞춘 지역난방 업계 표준 모델이기도 하다. 송도의 일부 주민단체는 열병합발전소와 첨두부하보일러 모두 추가 신설에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12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마천루와 열병합발전소 굴뚝 모습. 2024.8.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2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마천루와 열병합발전소 굴뚝 모습. 2024.8.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전기는 끌어와도 지역난방은 어렵다

인천에서 아파트와 기업이 계속 늘고 있는 송도는 전기와 열 모두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천의 전력 자급률이 타 지역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기가 모두 송도로 오진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전력은 시흥에서 지중화 선로를 송도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송도의 전력난을 해결할 계획이다.

지역난방은 뜨거운 물을 관로로 보내는 특성상 다른 지역의 열원을 쓰는 데 한계가 있다. 온수를 만드는 곳에서 사용처까지 거리가 멀어질수록 물의 온도가 낮아져 효율이 떨어지고 결국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송도의 경우 자체 열 생산량이 부족해 서구의 SK인천석유화학과 동구 현대제철에서 '폐열'(90Gcal/h)을 사온다.

타 지역에서 남는 열로 가열한 온수를 지하 관로로 받아오는 상황인데, 그나마 버려지는 열을 값싸게 사와 경제성이 있다. 하지만 열병합발전소를 송도 밖에 지어 송도 내로 보내면 결국 낮아진 온도 만큼 물을 가열하는 과정을 재차 거쳐야 하고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8만 가구 이상부터 개별 보일러보다 지역난방 효율 높아"

지역난방이 개별난방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조사 결과로 증명된다.

한국환경정책학회에서 2020년 3월 발간한 환경정책 제28권 제1호에 수록된 '천연가스 열병합발전의 2차 생성 PM 2.5 저감효과 추정' 연구논문에 따르면 수도권 한 열병합발전소(열 524Gcal/h, 전기 800㎿)를 기준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지역난방이 전기를 별도 생산해 개별 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것보다 황산화물(SOx) 99.2%, 질소산화물(NOx) 87%의 절감률을 보였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제5차 집단에너지 공급 기본계획에서는 2014~2018년 국내 지역난방을 통한 에너지사용 절감량이 816만TOE(절감률 24.2%), SOx와 NOx 감축량은 각 3천385t, 2만5천802t에 달한다는 결과가 수록됐다. 1TOE는 원유 1t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 단위다. 송도에서 지역난방을 받지 못하는 아파트와 기업이 개별 난방을 쓰게 되면 주민피해는 더 커진다는 얘기다.

에너지 시장의 거시경제학적 분석 등을 연구한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개별난방보다 지역난방이 주는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보통 8만 가구 이상 거주 도시에서는 개별난방보다 지역난방의 효율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 "열병합발전소에서도 미세먼지로 영향을 주는 SOx, NOx 등이 발생하지만 개별 보일러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라며 "100m 정도 높이 굴뚝에서 기준치 이하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아주 미세해 송도에 직접 떨어지지 않고 더 먼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송도 내 지역난방 추가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발전소를 통해 누릴 수 있는 비용 절감과 개별난방보다 적은 환경오염물질 배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열병합발전소 건설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피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넓게 보면 난방비 등에서 타지역보다 혜택을 얻는 부분도 많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과 발전소 간 원만한 합의와 설득을 통해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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