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하시겠습니까?… 감각 놀이터 된 미술관
설탕블록·원목 게임기·방울찾기
현대미술·놀이 접목 가족체험展
어린이 예술적 상상력·영감 자극
점수 매겨 경쟁도… 12월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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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교 작가가 자신의 작품 'PLAY.FULL'(2024)의 오브제를 쌓으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의 바구니 100여 개가 전시실 벽에 걸려있다. 바구니들을 손으로 두드리자 일부에서 방울 소리가 났다. 무수한 색색의 바구니 속에서 숨은 방울을 찾는 묘미가 쏠쏠했다. 그런가 하면, 독특한 모양의 원목 나무 작품은 게임기로 기능하기도 했다. 나무 손잡이를 들고 공을 요리조리 몰아 작품 맨 꼭대기 종착지에 다다랐다. 작품을 마치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전시실 곳곳을 가득 채웠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감각운동,장'은 현대미술을 놀이와 접목한 가족 체험전시를 표방한다. 전시실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민예은, 백인교, 소목장세미, 임지빈, 정만영, 최은철 6인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설치, 인터렉티브, 사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19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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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은作 ‘Null’(202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이곳에서 전시실은 관람객이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으로 변신한다. 전시는 신체 감각을 활용해 작품을 감상하는 1부 '감각 깨우기', 운동 경기를 하듯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2부 '통 감각 경기'로 구성된다. 시각, 촉각, 청각 등의 감각을 활용하면서 어린이들의 예술적 상상력과 영감을 자극한다.
1부에서는 장르와 재료 표현 방식을 저마다 다르게 활용해 작가들 각자만의 시각으로 창작한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민예은의 'NULL'(2024)은 오브제와 공간의 경계를 허문 작품이다.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파란 페인트의 선은 합쳐지기도 하고, 다른 모양으로 분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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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철作 ‘설탕도시’(202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각설탕을 재료로 사용해 이를 하나하나 쌓아 작품을 완성한 최은철의 '설탕도시'(2022)도 눈에 띈다. 촘촘하게 쌓인 각설탕 뒤에 걸린 회화 '크렉'(2016~2023)은 지구 온난화로 개체 수가 사라져 가는 북극곰을 표현했다. 작가는 매년 한 점씩 해당 작품에 북극곰을 그려 넣었다.
2부에서는 신체를 활발히 움직이며 작품을 매개로 활동하는 '예술 운동장'이 펼쳐진다. 백인교의 'COLOR.FULL'(2020~2024)과 'PLAY.FULL'(2024)은 다양한 색감의 실로 감싼 바구니와 짐볼 등을 통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작품을 블록처럼 쌓으며 놀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색채가 지닌 예술성을 섬유라는 재료를 활용해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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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목장세미作 ‘동심협력게임-클라이밍 락’(2023).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소목장세미는 기술 발전으로 사라져 가는 감각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스포츠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등 굴리기 로라'(2024)와 '클라이밍 풀업 공'(2024)은 명상 등에 사용하는 정향과 카다멈을 사용했다. '푸스볼 테이블'(2023)과 '동심협력게임-클라이밍 락'(2023)은 작가가 직접 작곡한 음악을 배경으로 경기를 펼치고, 참가자들끼리 점수를 매기며 경쟁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함께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현대미술을 탐구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기간 참여 작가와 함께 진행하는 워크숍은 11월 중 열릴 예정이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