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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에 산다는 건 ‘공세권’에 산다는 것… 경기도 최다 공원 보유

김종호
김종호 기자 kikjh@kyeongin.com
입력 2024-09-29 11:31

시민들이 여가 공간으로 많이 찾는 내리문화공원. /평택시 제공

시민들이 여가 공간으로 많이 찾는 내리문화공원. /평택시 제공

‘당신의 비만을 공원은 알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와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진은 2009년 공원과 비만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주거지가 공원으로부터 2㎞ 이상 떨어져 있으면 그보다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비만이나 과체중이 27%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이 알고 있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공원과 가까운 곳에 거주할수록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가 낮고, 스스로의 건강 수준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원이 유아의 행복감을 높이고, 옥외범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면서 ‘공세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공세권이란 공원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주거지역이란 뜻으로, 공원 근처에서의 주거를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다.

공원이 주거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신도시들은 도시 곳곳에 공원을 배치하고 있다. 평택시의 경우가 대표적으로,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주거지구마다 공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평택의 공원 개수는 471개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전국을 기준해서도 창원시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평택시의 공원 조성에 대한 의지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란 도시계획시설상 도시공원으로 지정해 놓고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 결정을 해제하는 제도를 뜻한다. 해당 제도는 1999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00년 도입됐으며, 이에 따라 전국의 수많은 공원 예정지가 2020년 사라졌다.

현재와 과거의 시간을 함께 담고 있는 팽성읍 부용산 공원.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평택시 제공

현재와 과거의 시간을 함께 담고 있는 팽성읍 부용산 공원.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평택시 제공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19년 전국의 도시공원 결정면적은 904㎢에 달했지만, 일몰제 적용 연도인 2020년에는 699㎢로 줄어들었다. 205㎢,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면적이 사라진 셈이다.

반면, 평택시는 2020년 일몰제 적용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 처리로 총 15개의 공원을 조성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중 5개의 공원은 공사가 완료돼 시민들의 여가 장소로 활용되고 있고, 4개 공원은 착공된 상태다. 나머지 6개 공원에 대해서도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일몰제 적용 공원 이외에도 평택시는 도시계획에 따라 공원을 마련하고 있어 일몰제 적용 전인 2019년보다 현재의 도시공원 결정면적은 증가한 상태다. 특히 단순히 공원을 많이 조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시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조성하고 있다.

먼저, 보는 것만으로도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8월 2024년 제14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고덕국제신도시에 자리한 함박산중앙공원과 캠프 험프리스 인근의 부용산공원이 각각 국무총리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 달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도시숲 50선’에서도 평택의 바람길숲이 선정된 바 있다.

공원 내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특색있는 공간도 평택의 공원에 마련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는 물론, 수변문화공간, 자연체험공간, 자연숲 등이 마련돼 있다. 또한 출산율이 높은 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물놀이터 등 어린이놀이시설을 공원 내에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캠핑 열풍에 따라 공원 내 캠핑장도 마련돼 있다.

이처럼 다양한 녹색사업을 통해 평택의 미세먼지는 크게 개선됐다. 2019년 1월에 비해 올해 1월 초미세먼지는 38%, 미세먼지는 51% 줄어들었다.

정장선 시장은 “평택의 산림비율은 17%로, 전국 평균인 63%에 비해 한참 낮다. 그 결과 평택에는 녹지가 적다. 반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도시 중 하나였고, 평택항이나 서해안 화력발전에 의한 환경오염도 심각한 상태였다. 이러한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 친화적인 공원 조성에 최선을 다해 왔다”며 “녹색사업은 계속 진행된다”고 말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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