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색 안되고 부패 상품성 저하
올 판매량 65% 급감 전망 '시름'
"농사 포기… 업종전환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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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폭염·열대야로 인한 일소 피해로 조직이 괴사된 가평지역 포도. /가평군 제공 |
가평지역 대표 농산물인 포도가 올 여름 폭염, 열대야 등 이상기온으로 인해 작년보다 판매량이 65%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피해 대책으로 대체 작물 발굴, 업종 전환 등을 고민해야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가평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8월29일부터 9월4일까지 5일간 관내 캠벨얼리 포도재배 50개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출장 및 전화 질의 등을 통해 피해현황을 표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착색되지 않고 당도가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전년 대비 35%가량 판매량 감소 예상치가 나왔다.
하지만 실제 수확기에 접어들자 피해는 훨씬 클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이에 군은 최근 포도농가 방문, 간담회 등을 통해 피해를 점검한 결과 판매량이 65%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면서 지난 8~9월 이상고온(폭염, 열대야) 등의 기후변화가 판매량 감소 원인으로 지목됐다.
8~9월은 포도가 본격 성숙하는 시기로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올해 이 기간동안 폭염과 열대야 등이 지속되면서 착색 및 상품성 저하, 일소 피해 증가, 과실 부패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열대야 등 이상고온으로 일교차가 줄어든 탓에 포도의 빛깔이 나지 않고 포도알 조직이 괴사했으며, 일부 과수에서는 한낮 뜨거운 직사광선을 받은 포도알의 표면온도가 45~55도 이상으로 타들어가 과실이 쭈그러드는 일소피해를 봤다.
이에 지난해 가평지역 농가 399곳에서 포도 4천275t 판매량을 보인 반면 올해는 작년 대비 65% 감소한 1천497t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농민 A씨는 "올해 포도 수확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착색이 안 되고 당도도 예상보다 떨어져 상품가치가 저하돼 일찌감치 올해 농사를 포기한 상태"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농민 B씨는 "이러한 이상기온이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작물을 바꾸든지 아니면 아예 업종전환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아마도 이러한 고민은 나만이 아닐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군 관계자는 "경기도 등 관련 기관과 피해상황·대책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앞으로 신품종 보급, 물공급미세살포기·환기팬·차광막 설치 등 농기구 개선 등을 통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