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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 척추개수 많다고 놀라지마세요

경인일보 발행일 2009-06-23 제0면

불안정성 유발할 순 있지만 불편없으면 정상

   
▲ 안성범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원장)
군 입대를 앞 둔 김모(21)씨는 얼마 전 건강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다른 사람들보다 척추뼈가 하나 더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담당의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고 현역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잦은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김씨는 척추뼈의 개수가 문제가 돼 다른병으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노심초사다.

정상적인 요추의 뼈는 5개, 그런데 난 6개? 척추가 다른 사람보다 많다고 말하면 누구나 '내가 기형인가' 하고 한번쯤 걱정하게 마련이다. 인간의 척추는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천추 5개, 미추 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인은 천추와 미추가 각각 융합돼 1개의 천골과 1개의 미골(꼬리 뼈)로 변화해 성인의 척추뼈는 총 26개로 구성된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천추 부분의 첫마디가 제대로 융합되지 않고 마치 요추의 마지막 부분처럼 떨어져 나와 있으면 요추가 마치 6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을 '천추골의 요추화'라고 부르며 이와 같은 척추를 '이행성 척추'라고 부른다.

또한 이와 반대로 요추 마지막 부분이 천추골에 융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오히려 뼈가 4개로 줄어든다. 선천적인 일종의 기형으로 볼 수 있는데, 설사 이행성 척추라 하더라도 정상으로 판단한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척추의 개수도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 척추의 개수는 보통 정상 범위의 70~80% 정도면 장애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행성 척추는 전체 인구의 약 3.5%에서 나타난다. 장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행성 척추가 척추질환과 전혀 관련이 없는지는 전문의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행성 척추로 인해서 큰 문제나 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허리의 불안전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이행성 척추라고 해서 불안해할 것은 없다. 생활에 특별히 불편을 주지 않으면 괜찮다. 다만 다른 척추질환이 함께 있을 때는 통증이 심화될 수 있고, 일반인들보다 허리가 약하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해도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만약 이행성 척추를 가진 사람들이 요통을 느낀다면, 물리치료와 도수교정치료, 약물치료를 통해 그때그때 통증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며 수술은 권유되지 않는다.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에게 굳이 수술을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일반인들도 잘못된 자세와 운동부족으로 척추 질환이 생기듯, 약한 척추라고 할지라도 허리의 근력 강화를 통해 강한 척추를 만들면 척추에 가해지는 체중과 외부의 충격이 근육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건강한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 허리에 좋은 운동으로는 수중 에어로빅, 수영 중에선 자유영, 배영을 추천하며, 매일 40분 정도 빠르게 걷는 것도 좋다. 볼링, 테니스, 에어로빅 등은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안산튼튼병원(http://www.tntnhospi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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