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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기는 어떻게 사용할까?"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을 가다

고건 고건 기자 발행일 2022-03-20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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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에 위치한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 기자가 생활 안전 체험관에서 건물 화재시 완강기를 통해 탈출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2022.3.18 /김동현기자kdhit@kyeongin.com

'4m 높이에서 뛰어내리라고? 정말로 안전할까'

완강기함에서 꺼낸 노란색 가슴벨트를 몸에 착용했다. 벨트에 연결된 고리와 속도조절기를 벽에 달린 지지대 고리에 연결한 후 몸을 베란다 바깥으로 돌렸다. 현재는 화재상황, 신속히 대피해야 하지만 건물 3층 높이 벽에 매달린 채 바라본 바닥은 너무나도 높아 보여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더는 두려워할 필요 없다. 난관 안쪽에서 박보라(40) 소방장이 지지대와 몸에 연결된 완강기의 안전 상태를 점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벽을 짚으면서 천천히 몸에 힘을 풀어 내려가시면 됩니다" 박 소방장의 안내에 맞춰 움직이자 단 5초만에 바닥으로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다.



각종 재난 체험하고 안전 교육까지
4월13일 정식개관 앞두고 시범운영

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 내삼미동에 위치한 국민안전체험관. 화재시 대피 및 탈출, 산업 재해, 교통사고 등 각종 재난을 체험하고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인 국민안전체험관이 경기도에 처음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



안전체험관은 이미 인천, 광주 등 주요 시·도에서 운영돼왔다. 경기도가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인 점을 고려하면 개관이 조금 늦은 감도 있는 한편 총 사업비 307억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1만6천745㎡ 규모(지하 1층~지상 1층 1개동)로 9개 체험관과 52개 체험 종목을 갖춰 전국 최대 규모 시설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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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에 위치한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을 방문한 5~9세 아이들이 화재 진압 체험을 하고 있다. 2022.3.18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그래서인지 이날은 4월 13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시범 운영되는 기간임에도 방문객들로 붐볐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방문한 관람객들이 많아 눈에 띄었다.

'어린이 동화마을' 미니 소방차 인기
성인 체험장서는 전문 교수진 나서


체험관에는 '어린이 동화마을'이라는 5~9세 아이들을 위한 전문 재난 체험·교육관이 마련돼 있다. 미니 소방차에 아이들이 직접 올라타 화재 출동, 진압을 경험하는 소방관 직업 체험뿐 아니라 가정에서 화재시 신고 및 대피법과 차량의 사각지대를 알려주는 교통안전까지 다양한 상황을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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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에 위치한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 기자가 산업재해 안전 체험을 하기 전 교수진이 안전모 착용을 돕고 있다. 2022.3.18 /김동현기자kdhit@kyeongin.com

용인에서 6살 자녀와 방문한 임모(40대)씨는 "도서관에 비치된 전단지를 통해 3월 한 달간 시범 운영한다는 사실을 듣고 왔다"며 "최근 실내 화재와 산불 사고가 잦아 직접 재난을 체험하면 아이가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방문을 결심했는데,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프로그램이 구성돼 만족했다"고 말했다.

안전한 시설 체험과 전문성 있는 교육을 위한 교수진도 준비돼 있다. 현직 소방공무원 중 응모를 통해 자격 심사와 면접을 거쳐 선발된 16명의 전문 교수진이 안내와 교육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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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에 위치한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 체험관에 배치된 전문 교수진이 관람객에게 완강기 사용법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2022.3.18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앞선 완강기 안전 체험과 더불어 승용차 안전, 연기 대피 체험처럼 성인들만 이용할 수 있는 '복합안전 체험장'에서 교수진의 역할이 빛난다. 성인 눈높이에 맞게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마련된 체험장에서 교수진들은 직접 안전모 같은 보호장비 착용을 돕고 관람객들에게 재난 상황별 대처법을 교육한다.
벽돌 떨어진다!
음성 들리자 '쿵' 하고 모형 쏟아져 내려

산업재해 안전 체험관에서는 기자가 계단을 한 칸 오르자, "벽돌 떨어진다! 반장님, 조심하세요" 음성과 함께 뒤에서 '쿵'하는 소리가 났다. 벽돌과 똑같이 생긴 모형들이 머리와 닿을 정도의 높이까지 쏟아져 내린 것이다. "안전모를 잡고 자세를 최대한 내려낮추세요"라는 이순준 소방경의 안내에 맞춰 안전하게 사고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의식과 보호장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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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 오산시에 위치한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 2022.3.18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체험관은 오전 10시, 오후 2시·4시로 나눠 운영되며 홈페이지와 전화로 사전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시범운영 기간인 현재는 평일에만 운영하고 있으며 정식 개관 이후에는 주말 이용이 가능하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홍진영 체험지원팀장은 "우리 사회 저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각종 안전 유형과 재난 현장을 모두 체험관에 구현해놨다"며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안전체험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으니 국민분들의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한다"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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