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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SSG 랜더스 단장 교체

홍정표
홍정표 논설위원 jph@kyeongin.com
입력 2022-12-1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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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 단장인 '브라이언 맥과이어 캐시먼(55)'은 현역 최장수 기록을 쓰고 있다. 1998년 이후 24년째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겸 수석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양키스 선수 출신으로 1986년 입사해 12년 만에 단장이 됐다.

팜 리그를 활성화해 홈런왕 '애런 저지' 등 대형 유망주들을 발굴, '양키스 제국'의 성벽을 높였다. 1억 달러(1천300여억원) 넘는 초대형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켜 이름 그대로 현찰을 뜻하는 '캐시맨(Cash Man)'이란 별칭을 얻었다. 재임 기간 양키스는 4차례 월드시리즈 우승과 6차례 아메리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폭군인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캐시먼 이전엔 평균 3년마다 단장을 갈아치웠다. 그가 물러나고 괴짜 2세가 후임 구단주가 됐어도 캐시먼은 건재했다. 선수와 팬들의 사랑과 믿음 덕분이다. 미국야구기자협회 보스턴지부는 2009년 MLB 올해의 경영인(executive)으로 선정했다. 2010년엔 아일랜드계 미국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22 한국프로야구리그(KBO) 우승팀 SSG 랜더스 류선규 단장이 사임했다. SSG 초대 단장으로 2년간 재임하면서 최하위권 팀을 정비해 6위에 이어 우승으로 이끈 야구 경영전문인이다. 후임엔 김성용 퓨처스 R&D 센터장이 선임됐다.



야구계가 시끄러워졌다. 급작스레 사퇴하면서 실세 개입설이 돌았다. 구단주와 친분 있는 인사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게다. 신임 단장은 "어제 사장에게 연락을 받아 얼떨떨하다"고 했다.

팬심도 차갑다. 일부는 트럭 시위에 나섰다. 상암동에서 "인천 야구에 비선 실세 필요 없다. 신세계의 인맥 야구 'out'"을 외쳤다. 구단은 입장을 냈으나 돌아선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정용진 구단주는 지난 13일 SNS에 '힘든 하루'라 하더니 15일엔 '여기는 개인적인 공간이다.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구단 팔고 나가라'는 비판이 불편했나 보다.

우승 많이 하면 명문 구단이 되는가. 구단, 선수, 팬이 한마음으로 기쁨과 감동을 엮는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2년 만에 우승을 일군 단장이 석연치 않게 물러나 팬심을 울리는 구단이 명문일 수 없다.

/홍정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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