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너무 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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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이어진 3일 오후 가평군 가평읍의 한 축사에서 돼지들이 인공안개를 이용한 냉방 장치인 '쿨링포그' 아래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이곳 농장주 이병주(50)씨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특보에 "당장 애들(돼지)이 밥을 먹지 않아 출하가 평소보다 1개월씩 늦춰져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집단 폐사에 대한 걱정은 이보다 더 크다.
그는 "돈사 안에 돼지들이 아른거려 밤낮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들락날락하고 있다. 분사형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꺼지기라도 하면 인큐베이터 안의 온도가 금방 40도를 넘겨버린다. 그럼 집단폐사까지 이를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실제 더위에 예민한 어미돼지(모돈)의 경우 폭염 탓에 출산 시점 전후 죽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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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진 3일 오후 가평군 가평읍의 한 축사에서 소들이 대형 선풍기 아래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주시에서 산란계 40만여마리를 키우는 한 농가는 폭염에 폐사율을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출하 계란의 품질저하를 막는 데 여념이 없다.
농장주 김모(37)씨는 "털이 많고 땀샘이 없어 열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닭의 특성상 계사 내 팬(대형 선풍기)이 10분만 돌아가지 않으면 한꺼번에 죽어버릴 수도 있다"며 "새벽 시간 1~2시간만 제외하고 적정온도인 20~25도를 맞추기 위해 늘 팬을 가동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에도 폭염 속 폐사를 차단하긴 역부족이다. 그는 하루 100마리 안팎으로 죽은 닭을 마주한다. 그러면서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5년 전부터 본격 이 일에 들어와 올해 더위가 가장 심한데, 폭염이 다음 주에도 예고돼 집단폐사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도 그의 고민거리다. 닭이 무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품질과 직결되는 계란 껍데기(난각)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데, 이 문제가 앞으로 더 커지지 않을지 우려가 컸다.
축산농가들은 재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안성에서 1천500여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한 농장주는 "한여름에도 선풍기 정도로 연명하는 것은 더 좋은 냉방시설을 들이기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폐사나 폐사 위기를 맞는 피해농가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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