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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명시 유일 장애인 거주시설 '광명사랑의집' 최진길 원장

문성호
문성호 기자 moon23@kyeongin.com
입력 2023-08-27 21:05

"장애인 편견에 이사만 10번 넘게… 또 옮길순 없어"

최진길 광명사랑의집 원장 (1)
최중증 지체장애에도 30여 명의 최중증 지적장애인을 돌보고 있는 최진길 광명사랑의집 원장은 "3기 신도시에서 광명사랑의집이 제척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2023.8.27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이곳의 우리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광명시의 유일한 장애인 거주시설로 28명의 최중증 지적장애인이 생활하는 광명사랑의집(8월25일자 6면 보도)을 운영하고 있는 최진길 원장. 그도 혼자서 걷거나 마스크를 쓸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한 최중증 지체장애를 갖고 있다.

최 원장은 "20대 초반 심한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받기 전엔 장애 없이 직장생활을 했었다"며 "장애인이 된 이후 특수목회(장애인을 위한 복지)에 눈을 뜨게 됐다"고 소개했다.

1987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총신대입구(이수)역 주변의 한 건물 지하에 서울역 노숙인과 갈 곳 없는 장애인 등 10명을 돌본 것이 광명사랑의집의 시작이다.



이후 부천 옥길동, 광명 옥길동 등을 거쳐 광명 가학동에서 가건물 형태의 보금자리를 마련했지만 이곳마저도 광명시자원회수시설이 들어서면서 다시 쫓겨나 현재의 원광명안로 6-17(광명동 585)로 옮겨왔다. 지금까지 광명사랑의집이 옮긴 횟수만 10번이 넘는다.

그는 "장애인들에 대한 선입관 때문에 건물주인이 이삿날 전·월세 계약을 취소하는 등 난감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가학동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시에서 강제집행을 하려고 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힘겹게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본인도 최중증 지체장애 '시설 운영'
이삿날 계약 취소·강제집행 겪기도
3기 신도시에 포함… '제척방안' 호소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광명동에 땅과 낡은 건물을 매입해 자리를 잡았지만 장애인들이 생활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건물이 노후된 상태였다. 다시 한 번 후원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줬고 특히, 유상기 광명시체육회 회장이 발 벗고 나서 건물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해 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줘 2003년 새 건물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최 원장은 "2007년 증축을 통해 30여 명 가까운 최중증 장애인들이 생활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시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2021년 3월 광명사랑의집이 3기 신도시 광명·시흥지구에 포함되면서 또다시 장애인 보금자리의 시련이 끝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최 원장은 "장애를 향한 편견과 차별로 인해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은 불가능해 3기 신도시에서 제척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누리고 싶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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