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럼피스킨병 확산에 소독 분주… 경기도 내 농가, 우울한 '한우의 날'

한규준
한규준 기자 kkyu@kyeongin.com
입력 2023-10-31 20:20 수정 2024-02-05 18:35

 

평택 살처분 이후 (3)
사진은 살처분 이후 빈 경기도 내 한 축사. 2023.10.3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나는 항상 마음속으로 긴장하고 사는 거야."

11월 1일 '한우의 날'을 하루 앞둔 한우 농가의 표정에선 설렘보다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우의 날은 전국한우협회가 2008년 지정한 기념일로 올해 15회째를 맞는다. 한우 농가의 자긍심을 높이고, 한우를 오랜 기간 사랑해준 소비자들에게 한우 농가의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지정됐다.

기념일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가 예상되는 한우 농가지만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소 럼피스킨병으로 인해 한우 농장주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수원시의 한 한우농장에서 만난 강모(66)씨는 인근에서 소 럼피스킨병 확진으로 키우던 소를 모두 살처분한 일을 말하며 연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인근 목장에서 럼피스킨 양성 반응이 1마리 나왔는데 음성인 35마리 소까지 다 살처분 하더라. 너무 안타깝다"며 "목장을 운영하는 사람 모두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5회째… 축제 분위기 찬물
"항상 긴장 외부인 출입도 꺼려져"

소 럼피스킨병이라는 큰 위협 앞에 한우 농장주가 한우의 날을 누리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소 럼피스킨병이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며 외부인 출입을 막고, 주기적으로 소독약을 뿌리기를 반복했다.

용인시 처인구에서 한우 100마리를 키우는 강모(63)씨도 "사람이 전파하는 건 아니라고 해도 외부인이 목장에 들어오는 건 농장주 입장에서 껄끄럽다"며 "자체적으로 하루에 한 번씩 우사 안과 주위 모두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우의 날을 통해 사료비 증가와 소 도매가격 하락의 어려움을 겪는 한우 농가의 분위기 반전을 도모했던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소 럼피스킨병의 확산이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한우 농가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전국한우협회 서울인천경기도지회 이연묵 지회장은 "4일, 5일 남양주에서 진행되는 소비홍보행사 취소도 고려했었다"며 "한우의 날이 한우 소비 기폭제 역할과 농가에 힘을 주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