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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원희룡-이재명 빅매치 임박… "이름값 기대" vs "연고가 중요"

김성호·조경욱·유진주
김성호·조경욱·유진주 기자 ksh96@kyeongin.com
입력 2024-02-04 19:39 수정 2024-02-27 20:03

'22대 총선 핫플'된 계양을, 복잡한 민심


국힘, 예비후보 등록 후 지역 발품
민주, 출마여부 마지막 조율 진행중
2010년 재보선 빼곤 '민주당 텃밭'
계양산, 2022년 李 이어 元 첫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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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을(계산1·2·3·4동, 계양1·2·3동) 지역이 제22대 총선에서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이 지역 현안 해결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사진은 계양산자락과 저층 주택단지, 상가, 고층 아파트 등이 보이는 계양구을 전경이다. 2024.2.4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 '계양구을'이 총선에서 전국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역구 출마 여부를 확정 짓기 위한 마지막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며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하고 교회, 등산길 등을 돌아보는 지역 행보를 시작했다.

10여 년 전부터 터를 잡고 정치력을 확대해온 같은 당 윤형선 전 계양구을 당협위원장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지세를 넓히고 있고, 소수 정당에서는 진보당 고혜경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교육위원장이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측근에서 저격수로 돌아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출마설도 흘러나온다. 계양구을이 4·10 총선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조용한 선거구가 하루아침에 거물 정치인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이를 지켜보는 계양구을 유권자의 생각은 복잡하다. 계양구 주민들의 '바닥 민심'을 듣고자 지난 2일 일부 주민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계양산을 찾아갔다. 계양산은 계양구를 대표하는 장소 중 하나로 최근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 행보를 대중에게 보여줄 장소로 이곳을 택했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있던 2022년 5월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양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고문이 공식 석상에 나선 건 대선 패배 이후 그날이 처음이었다.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계양구을 예비후보 등록 후 첫 일정으로 지난 4일 계양산 둘레길을 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은 인천과 뚜렷한 접점이 없었지만 이곳을 정치적 기반으로 선택했다. 연고 없는 두 인물에 대해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연고가 중요치 않다는 생각과 그래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임재정(52)씨는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이 같이 계양을에 출마하면 재밌을 거 같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윤형선 예비후보 같은 인물도 있지만, 그래도 이름값 있는 후보가 낫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계양구을이 크게 주목받았던 점을 의식해서라도 지역에서 뭔가를 더 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예성(32)씨는 "인천에 연고가 없는 두 인물 모두 마음에 안 든다.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은 있겠지만 지역구를 잘 알고 작은 것을 챙기며 이바지할 인물은 아닌 거 같다"며 "당위성도 없고 계양을이 너무 정치공학적 희생양이 되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계양구을이 정치적으로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2년이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국회의원 시절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은 곳이다. 송 전 대표는 계양을 한곳에서 5차례 의원직을 차지했다. 송 전 대표의 빈자리에 당시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2022년 보궐선거에 나서며 이때부터 계양구을이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계양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갑·을로 분리되며 2010년 재보궐선거를 제외하고는 민주당이 단 한 차례도 승리를 놓치지 않은 지역구다. 송 전 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이곳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고 이후 17·18·20·21대 총선에서 승리하며 '5선 의원'이 됐다. 국민의힘 계열 보수정당에서는 지난 2010년 이상권 새누리당 후보가 계양구을 재보선에서 이겼지만, 이후 민주통합당 최원식 후보에게 2년 만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 이후 송영길·이재명 등이 당선됐다.

계산역으로 눈을 돌렸다. 계양구 내에 상업·교통이 비교적 발달했지만 주택가는 구도심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수십 년 넘게 살아온 토박이 주민 가운데 '지역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들도 만났다.

2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오이화(63)씨는 "계양구 주택가는 낙후된 곳이 많고, 노인들만 산다. 동네가 낙후되니 새로운 게 안 들어온다"며 "조금 살 만한 사람들은 청라나 검단으로 빠진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3면에 계속([현장르포] 계양을 총선민심 "말 많지만, 정작 계양 지역이야기 없다")

/김성호·조경욱·유진주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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