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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투혼'에도 수원삼성 5연패… 지휘봉 내려놓은 염기훈

김동한
김동한 기자 dong@kyeongin.com
입력 2024-05-26 19:20

이랜드FC에 후반 무더기 실점 역전패
감독 재선임 등 갈길 태산… 팬들 낙담


수원
일부 선수가 '삭발 투혼'까지 발휘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이 결국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번 경기 결과로 염기훈(사진)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수원은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15라운드에서 서울 이랜드FC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최근 경기에서 잇따라 지적된 뒷심 부족이 결국 경기 패배의 원인이었다. 수원은 전반전 뮬리치의 선제골로 후반 40분까지 앞서나갔지만, 막판에 무더기로 3골을 연달아 내줬다.

수원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연패 탈출에 사활을 걸었다. 이종성과 장호익, 양형모처럼 베테랑 선수 일부가 머리를 밀고 반전을 다짐했고, 일부 서포터들의 퇴진 요구 압력에 시달리는 염 감독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이날 경기 패배로 수원은 5연패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치러진 5경기 모두 전패했다. 순위도 위태롭다. 승점 19(6승1무7패)로 6위에 머무른 수원은 다른 팀 경기 상황에 따라 9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 현재 한 경기 덜 치른 충남 아산 프로축구단과 부천 FC 1995, 충북청주FC는 승점 17로 이번 라운드 경기를 잡으면 언제든 수원을 앞지를 수 있다.

팀이 5연패에 빠지자 염기훈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날 경기 패배 후 염 감독은 박경훈 단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염 감독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성적 부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서포터들 앞에 섰다. 염 감독은 "제가 팀을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수원에 와서 많은 사랑과 질타를 받았지만, 저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왔다. 우리 선수들에게 지금처럼 더 큰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수원에서 선수로 13시즌을 활약하며 333경기 49골 87도움을 기록한 염 감독은 지난해 감독 대행의 중책을 맡으며 '지도자'가 됐다. 감독 대행을 맡은 상황에서도 결국 창단 첫 강등을 피하진 못했으나 구단은 염 감독에게 정식으로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시즌 시작 3개월도 되지 않아 팀을 떠나게 됐다.

1부 승격까지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수원은 다시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 날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일로로 향하자 일부 서포터들도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다.

10여 년째 수원 서포터 활동을 하고 있는 박모(29·안산시)씨는 "서포터나 구단이나 이번에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니 너무 조급해지는 것 같다. 결국 후반기 가면 선수층이 얕은 다른 K리그2 팀들은 체력이 지치면서 경기력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길게 보면서 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일부 강성 서포터 때문에 대안도 없이 이렇게 휘둘리면 올해 진짜 승격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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