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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유국의 '꿈은 이루어진다'

입력 2024-06-26 20:03

제주 남쪽 규슈·中대륙 삼각지점 '7광구'
日 방해로 개발 실패 50년간 협정에 묶여
최근 포항 앞바다 막대한 양 매장 가능성
다만 갈길 멀어… 12월 실질적 탐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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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홍 (사)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장
1980년 발표된 가수 정난이의 노래 '제7광구'는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될 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담겨 있다. '나의 꿈이 출렁이는 바다 깊은 곳, 흑진주 빛을 잃고 숨어 있는 곳, 새털구름 하늘높이 몽실 떠가듯 온 누리의 작은 꿈이 너를 찾는다. 조용히 만년세월 몸을 숨겨 온 위대한 너의 숨결 귀를 기울인다. 이 세상에 너의 모습 드러낼 때는 두 손 높이 하늘 향해 반겨 맞으리. 제7광구, 검은 진주'. 이런 가사이다.

'제7광구'는 제주도 남쪽 일본 규슈지역과 중국대륙의 삼각지점에 위치하는 지역으로서 1970년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우리나라 '대륙붕'이라고 영유권을 선포한 곳이다. 약 600억 배럴 정도의 어마어마한 가스와 석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대한민국은 여러 차례 이곳을 탐사하려 했으나 번번이 일본의 방해로 실패하고 1974년에 일본과 2028년까지 50년간 유효한 공동대륙붕협정을 체결하였다. 협정에 따르면 '이 구역의 자원 탐사·개발은 한·일 양국이 공동 추진해야 한다. 즉, 어느 한쪽이라도 이 구역에서 자원의 탐사·개발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일방적 탐사·개발은 불가능하다'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개발을 원하지만 일본은 마치 협정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듯 미루고 있다. 이는 협정기간이 끝나면 독식하겠는 의도임에 틀림 없다. 협정이 끝나면 이곳은 한·일·중 3국의 분쟁지역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우리의 산유국 꿈은 거기서 끝나는 듯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없고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국가'라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1 가스전에서 약간의 석유를 뽑아내며 산유국 문턱에 들어섰다. 비록 적은 량이었지만 우리는 향후 유사한 개발을 위한 중요한 노하우를 얻는 기회였다.

정부는 최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 전문기업에 분석을 맡긴 결과, 최대 14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와 가스가 동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갈 길이 멀다. 올해 12월부터 실질적인 탐사가 시작되고, 2025년 상반기 중 석유·가스 매장 여부를 알 수 있다.

참으로 경천동지할 일이다. 석유와 가스가 실제 존재하는지,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시추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이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산유국이 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그 동안 우리 국민들은 함께 꿈을 꾸면서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아왔다. 1970년에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온 국민의 꿈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였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온 국민의 피와 땀은 '한강의 기적'을 써가며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독립한 140여 국가 중 유일하게 선진국에 들어서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로부터 30여 년 뒤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 변방국가인 우리는 온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꿈은 이루어진다'며 목이 터져라 응원한 결과 월드컵 4강을 이루어 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에 지날지 모르지만 같이 꾸는 꿈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산유국의 꿈을 꾸어야 할 때이다. 이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우리 국민 모두의 간절한 염원은 필수적이다. 모두 한 곳을 바라보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대열에 동참하면 좋겠다. 추정된 석유·가스량은 아껴 쓰고 늘려 쓰면 배 이상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국운상승의 서광이 비추인다. 석유가스의 채굴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파급력이 클 것이다. 당장 관련 주식들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았다. 에너지 안보는 물론이거니와 외교·경제·복지 등 국민의 삶 전체에 혁명적 변화가 이루어 질 것임에 틀림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우리의 새로운 꿈은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이다.



/안지홍 (사)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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