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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국민의힘 전당대회 '보수 재구성의 출발점' 될까?

입력 2024-06-27 20:00

대표경선 나선 4명 '1강 2중 1약' 분위기서
'어대한' 계속될까… 첫 여론조사가 분기점
채상병 특검 등 당내 입장차 정치운명 결정
과반 득표 없을땐 결선… '尹 시험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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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대표경선에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가 나섰고, 4명을 뽑는 최고위원에는 모두 10명이 후보신청을 했는데 현역의원이 4명, 원외에서 6명이 지원했다. 최고위원 4명 중 한 명은 여성 몫인데 후보자 중 유일한 여성후보는 이미 당선이 확정된 셈이라고 한다.

청년최고위원 한 자리에도 11명의 후보자가 몰렸다. 10명이 신청한 최고위원 경선과 함께 전당대회 선관위가 예비경선의 컷오프 적용 여부와 경선 참여인원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어서 본선 경쟁 참여자 수는 다소 줄어들 수 있어 보인다.

본선 진출자들은 7월2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까지 전국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갖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첫번째 관심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 계속되느냐다. 후보등록 전까지의 여론흐름은 '1강 2중 1약'이었다. 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또는 보수층에서 한동훈 지지여론이 압도적이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찬성과 지지가 최소한 절반 이상이고 높게는 70% 전후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한동훈의 출마와 이재명의 연임'에 대한 여론이 당내외로 엇갈린다는 점이다. 두 사람 모두 당원과 핵심 지지층의 높은 지지를 받지만 당 밖으로 나가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 연임'에 대한 찬반여론이 지지층과 당 밖으로 나뉘는 것은 이중적 해석의 대상이다. 이재명 지지층의 계속된 결속력 강화와 동시에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에 대해 대다수 사람들이 갖는 위기의식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한동훈 지지'에 대해 지지층과 당 밖 여론이 엇갈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그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의 미래 기대와 아쉬움의 표현이다. 그들은 한동훈이 보수의 미래라고 기대한다. 물론 한동훈이 지난 총선패배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도 않지만 총선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가 할 수 있는(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해보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후보등록 후 첫 여론조사가 분기점이다. 특히 '1강 2중 1약의 구도가 지속 되느냐, 여전히 압도적 1위냐, 누가 2위냐, 2위의 앞뒤 격차는 얼마냐'가 핵심이다. 초점은 한동훈의 '수평적 당정관계 구축과 대법원장 추천의 채 상병 특검추진' vs 나경원·원희룡·윤상현의 '당정 소통강화와 선 수사 후 특검'이 갖는 여론의 영향력이다. 한마디로 '한동훈이냐 vs 아니냐'의 첫 시험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두번째 관심은 결선투표 여부다. 1차 투표에서 대표경선의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일 후 7월28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후보 등록 후 여론 흐름을 봐야겠지만 결선투표로 간다면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수도 있다. '1강' 입장에서 결선투표는 부담스럽다. 결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여권 내 리더십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채 상병 특검 등 현안과 관련한 입장 차이는 당정관계의 재정립은 물론 '무(無)당적 대통령의 국정운영이라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실험', 나아가 그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

결선투표의 쟁점은 '윤석열이냐 vs 아니냐'다. '한동훈이냐 아니냐'의 1차 투표가 '한동훈의 기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묻는 것이라면, 결선투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 '윤석열의 평가'를 묻는다. 대통령 지지율은 '윤석열 평가'의 한 표현이다.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운영의 긍정평가는 27% 부정평가는 64%로 4월 총선 이후 뚜렷한 변화 없이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20% 후반 또는 30% 초반의 박스권이다.

한동훈이 '윤석열 극복의 차별화'로 승부수를 던진 상황에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의 선택'은 무엇일까? 그들은 자신의 색깔과 정체성을 무엇으로 규정하며 스스로 보수의 대안과 미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결국 영남의 선택이다. 영남 보수와 수도권 보수 분화의 시작일까? 한 달 앞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보수 재구성의 시작이 될까?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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