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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떠납니다…박정우 김포시 국장 명예로운 퇴장

김우성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입력 2024-06-28 08:37 수정 2024-06-29 09:07

김포시 박정우(왼쪽) 맑은물사업소장과 박정애 경제국장 부부.  2024.6.27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포시 박정우(왼쪽) 맑은물사업소장과 박정애 경제국장 부부. 2024.6.27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1989년 옛 김포군 검단면서 공직 첫 발

강강약약 면모로 ‘함께 근무하고픈 간부’

행정·기획·공보통…도시공사 설립 기여

“위기 고난 많았지만, 신앙심으로 버텨”

박정우(59) 김포시맑은물사업소장이 27일 동료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공직을 마무리했다. 함께 근무하고 싶은 간부로 조직 내 첫손에 꼽히던 그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며 이른 명예퇴직을 택했다.

박정우 소장은 지난 1989년 7월 옛 김포군 검단면에서 공직을 시작해 행정·기획·공보통으로 남다른 역량을 발휘했으며, 특히 2007년 김포도시공사에 파견돼 공사의 설립 및 기틀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2015년부터 도로관리사업소장·공보관·양촌읍장·기획담당관을 역임하고 2021년 서기관으로 승진, 행정안전부 고급리더 과정을 수료한 뒤 맑은물사업소를 이끌어왔다.

박정우 소장은 불필요하게 자세를 낮추지 않으면서 늘 약자를 챙기는 면모로 후배들의 귀감을 샀다. 김포시는 최근 박정우 소장을 포함한 국장 퇴직자들의 합동 퇴임행사를 먼저 시청에서 개최했으나, 이날 박 소장의 퇴임식은 후배 공직자들이 별도로 준비해 열렸다.

행사장에서 한 팀장은 “박정우 소장님은 국장님들 중 가장 인기가 높았을 만큼 부하들에게 따뜻했지만, 악성민원 등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외압 등으로부터 우산이 되어 주셨던 분”이라며 선배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1989년 9급 임용 당시와 공보팀장 재직 당시 박정우 소장. /김포시 제공

1989년 9급 임용 당시와 공보팀장 재직 당시 박정우 소장. /김포시 제공

박정우 소장은 김포시청 공직 사상 최초의 ‘현직 국장 부부’라는 기록도 세웠다. 박정애(56) 현 김포시 경제국장이 그의 아내인데, 부부 모두 배려와 양보가 몸에 밴 성품으로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박정우 소장은 “어떤 분들은 제가 주로 요직을 거치면서 꽃길만 걸었다고 하시지만 각종 업무를 추진하면서 공무원들이 한 번도 겪어보기 힘든 위기와 고난이 많았다”며 “그때마다 신앙심으로 평정심을 찾았고 한편으로는 이를 악물고 버텨서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소장은 이어 “90년대 초 수도권매립지 지정 당시 극심한 주민 갈등 속에 매립지가 안정화할 때까지 일선에서 주민과 함께 있었던 일, 김포시 최초 국제문화행사인 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국제조각공원을 완성한 일, 1997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통진두레놀이가 대통령상을 타고 이듬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 현장에서 주민과 기쁨을 나눈 일이 기억난다”고 돌이켰다.

또한 그는 “김포시를 캐릭터문화 선진도시로 만든다고 전국 최초로 주식회사 캐릭터월드를 설립했다가 눈물의 청산절차를 밟은 일이라든지 행정직 공무원으로는 경험키 어려운 신도시 아파트 건설 및 분양 과정에서 수없이 밤을 지새운 일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김포시맑은물사업소장이 퇴임식에서 후배 공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7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박정우 김포시맑은물사업소장이 퇴임식에서 후배 공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7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박정우 소장은 “이별이란 ‘그동안 우리가 함께했던 모든 일이 꿈이 되는 순간’이라 하더라”며 “세상 모든 일엔 때가 있고, 지금은 이별할 때인 것 같다. 여러분과 함께여서 행복했다”는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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