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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소값 폭등 '식탁에 덤터기'

김종화
김종화 기자 jhkim@kyeongin.com
입력 2016-07-07 23:37

유통비로 배불린 값
소비자는 못 사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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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도매→소매 3단계 유통과정
대형마트 소비자가, 생산가의 두배
"재고처리·관리비까지 포함된 가격"

정부 암소제한·농가폐쇄 지원책 탓
사육호수 8년여만에 절반이상 감소
수입사료 써야 등급올라 원가 상승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유통비용


한우의 유통단계는 크게 출하단계와 도매단계, 소매단계로 구분된다.



출하단계는 생산자가 축산물도매시장 또는 공판장에 직접 출하하는 경매출하와 유통주체에 의한 도축장 출하와 조합 등에 의한 생축 출하로 구분된다.

도매단계도 도축장으로부터 소매상에 이르는 과정으로 축산물도매시장·공판장에서 경매에 의한 반출, 식육포장처리업체의 임도축에 의한 반출, 정육점 등 최종 소비자 소매단계로 바로 이동하는 직반출 등으로 구분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의하면 출하비용은 소 1마리 당 38만원 정도가 발생한다.

출하비용은 전체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안팎으로 크지 않은 데다, 머리와 족, 내장 등 부산물 판매비로 상당수 대체하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2015 축산물 유통실태조사'에 의하면 유통채널별로 유통비용은 정육점의 유통비용은 전체의 38.2%, 슈퍼마켓은 39.4%를 차지하는데 반해 대형마트의 유통비용은 50.3%로 가장 높다.

대형마트에서 한우를 구매할 경우 소비자가의 절반이 유통비용으로 지불되고 있다.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가 안게 되는 셈이다.

수원 남문에서 20년째 정육업을 하고 있는 강모(59)씨는 "백화점은 자릿세나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며 "시장은 그런 부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백화점 보다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정육점에서 한우 1등급 이상의 가격이 높은 것은 고깃값에 재고 처리와 관리 비용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 "우시장, 지방 직영점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구매 경로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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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축산농가 폐업 지원이 공급 감소에 영향

축산업계에서는 한우고기 가격의 고공행진에도 축산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정부의 암소 한우 제한정책과 축산농가 폐쇄 지원책을 꼽는다.

암소 한우 제한 정책으로 지난 1분기 한우·육우 사육마릿수는 259만마리로 전년 대비 2.4%, 한우 출하물량은 25만마리로 약 20% 가까이 감소했고 한우 사육 호수는 2008년 18만3천호에서 2016년 8만8천호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수원축협 관계자는 "소규모 농가는 다 자란 소를 출하시키는 것 외에도 송아지를 생산하는 중요한 공급처였다"며 "정부는 한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소규모 축산농가의 폐쇄 지원에 나선 것이 오히려 송아지 가격 상승세를 이끈 꼴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소규모 축산농가 폐쇄가 대규모 축산농가와 유통채널의 가격결정권을 확대했다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 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축산업계에서는 거세우에 수입사료를 먹여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현 한우등급제가 소고기 가격을 높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세우에 옥수수 등 수입 사료를 먹여 키우는 방식 자체가 원가 상승을 불러 올 수밖에 없고 결국 소를 출하하는 단계에서부터 비싸게 가격이 형성 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원가로 700만원 이상이 책정 되는 상황에서 축산농가의 마진, 유통단계에서의 마진까지 생각한다면 소비자가 한우고기를 구입하는 시점에서는 비싸게 가격이 형성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 단계에서부터 마블링이 좋은 한우는 비쌀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한우 소비 촉진에 집중하다 보니 생산은 적은데 수요가 많아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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