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외줄타기 하듯 아슬아슬 위태로운 우리네 자화상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6-10-25 제16면

'오늘도 좋은 하루'展, 오늘부터 굿모닝하우스

기슬기_모래를 씹는 순간 01_2015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기슬기 作 '모래를 씹는 순간'./경기도미술관 제공

'경기 신진작가공모전' 선정 16명 22작품 선봬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묵직한 시선'
화~일요일 무료 관람 주말 오후 2·4시 해설도

경기도미술관은 2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수원 굿모닝하우스에서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오늘도 좋은 하루'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 신진작가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16명의 청년작가들의 작품 22점이 전시된다. 경기 신진작가공모전은 경기도미술관이 청년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40세 미만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전이다.

전시는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을 잘 알 수 있다 . 혼란스런 사회상이 작품 곳곳에 드러나며 작품이 전하는 전체적 분위기가 묵직하다.

기슬기 작가는 '모래를 씹는 순간'을 통해 외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한 젊은이의 삶을 표현했다. 수많은 못 위에 스티로폼을 꽂아놓고 그 위에 발을 올리고 있다. 온 신경이 발에 쏟아내린 듯한 위태로운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김은숙 작가는 사진작품인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 4리'를 출품했다. 전쟁 직후 미군 부대가 주둔했던 파주 일대의 빛바랜 풍경을 앵글에 담았다. 술과 물자가 넘쳤던 그 곳은 이제 낡은 영어 간판 몇 개가 굴러다니는 초라한 과거로 변해버렸다. 이를 통해 작가는 침전물처럼 가라앉았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현대사의 이면을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박경률_당신의 질량_2014_캔버스에 유채
송민규 作 'Have a Nice Day'와 박경률 作 '당신의 질량'. /경기도미술관 제공

문소현 작가의 '텅'은 말이 갖고 있는 힘을 혐오스럽지만 강렬하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인간이 가장 조심해야 할 신체 기관으로 '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소통과 폭력의 이중성을 화면에 구성했다.

회화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박경률 작가는 '2013고합404'라는 사건번호를 부여받은 법정 사건의 판례를 담아낸 '당신의 질량'을 선보였다.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감정과 언어들을 중첩해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송민규 작가는 'Have a nice day'라는 작품 제목과 달리, 작품 속에는 '굉장하다, 강력하다, 어마어마하다'와 같은 과도하고 공허한 단어들을 열거해 뜻을 잃고 헤매는 사회의 이면을 비유했다.

한편 전시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 오후 2시와 4시에는 전문해설사의 해설도 진행된다. 문의:(031)481-7032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