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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명 간의 대화, 몽골

심우창 발행일 2017-01-03 제12면

심우창 서구의회의장
심우창 인천서구의회의장
제7대 인천서구의회는 그동안 해외 연수를 통해 보고 겪은 것을 의정활동에 접목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 일정의 첫 번째가 동유럽의 쓰레기처리 및 도시 내 혐오시설물 운영 현황, 두 번째는 서구 관내 기업의 진출국인 베트남에서의 고충민원 관련 일정이었다. 다음으로 이제 막 도시개발의 기지개를 펴는 몽골을 세 번째 연수 장소로 택하게 됐다.

첫 일정으로, 몽골수도 울란바토르시로 이동해 우리 서구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인구 25만명의 바양골구를 친선방문했다. 무척 인상적인 것은 여성 의원의 수가 의회의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치영역까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은, 우리 서구가 좀더 전향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토라 강을 중심으로 길게 타원형으로 형성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시(도시계획청과 투자청)를 방문했다. 이곳은 현재 지하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자본과 기술이 접목되어 이루어진다는 대목에선 입맛이 썼다. 노선의 총 길이가 인천2호선보다 짧고 수도 치고는 인구가 많지 않아, 2량으로 무인 운행하는 2호선의 경쟁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2호선의 개통이 좀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울란바토르시의 전체적인 도시계획은 우리 세종시를 롤모델로 하고 있다. 청라, 송도신도시 같은 계획도시라면 우리 인천만한 곳이 없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인천과의 협력 가능성을 문의했고 초청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는 답을 얻었다.

독특한 행정문화도 인상적이었다. 도시계획청이 계획을 하면 곧바로 투자청에서 투자에 대한 검토와 투자유치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오류 지적, 개선, 추가 등 상호간의 피드백이 상당히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핵심사업을 추진하는 각 부처 간에 칸막이가 없다는 것은, 그 효율성과 추진력을 볼 때 우리 서구에서도 고민해볼 만한 것이었다.



몽골은 테를지 국립공원에서의 전통가옥인 게르체험을 통해 양젖이 듬뿍 담긴 수제과자와 마유주를 대접하는 것을 자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밀고 있었다. 문명 간의 만남은 충격 후 교류 순서로 이어져왔듯이, 마유주의 높은 알코올도수와 역한 냄새는 이내 정신을 아찔하게 했다. 그럼에도 몽골의 거칠었던 환경과 역사를 떠오르게 만드는 일종의 토템과도 같기에, 게르 안에서 마유주를 한사발 들이키는 것이야말로 몽골을 이해하는 중요한 의식으로 다가왔다.

지역관광의 먹거리 측면에서 그동안 놓쳤던 것을 순박한 유목민을 통해 되찾는 기분이었다. 화려한 볼거리와 서양식 먹거리만이 전부는 아님을 주목하게 되었다. 타지 사람이나 외국인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먹거리일지라도, 오히려 그들이 필수코스로 인식하게끔 서구의 역사를 담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이번 몽골 연수를 통해, 정치면에서의 여성의 적극적인 진출과 공공행정면에서의 부처 간 유기적인 업무소통과 신속한 피드백처리를, 문화관광 면에서는 한 국가의 정수가 담긴 문화를 상품화하는 것을 보았다. 차후 이러한 두 가지 면을 중심으로 하여 의정활동에 접목하는 후속작업을 곧 시작할 것이다.

/심우창 인천서구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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