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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北·中간 균열?

오동환 오동환 발행일 2017-02-2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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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번호 836410070, 성명 김철(KIM CHOL), 국적 DPR KOREA, 1970년 6월 10일 평양출생, 여권유효기간 2021년 11월 9일'의 김정남 여권은 그가 암살된 지난 13일로 무효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4일에야 '그의 유체에서 맹독 화학제(劑) VX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 독살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게 VX일 거라고 가장 먼저 예측한 사람은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주범인 옴(Aum) 진리교의 나카가와 토모마사(中川智正) 사형수(54)였다. 그는 김정남 암살 독극물 보도가 나오자마자 '그건 VX가 틀림없을 것'이라고 미 콜로라도 주립대 안소니 도(Doe) 명예교수(86)에게 e메일로 알렸다고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아무튼 영국의 BBC는 '사린가스의 100배 치사량이라는 그 맹독물질 VX를 암살에 사용한 건 전례가 없다'고 보도했다.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김정은 집단이 자행한 거다.

그런데 북·중 혈맹이야말로 문제다. 북측은 작년 4월에도 중국의 북한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출하자 중국이 묵인했다며 맹비난한 데 이어 이번에도 '미국의 장단에 놀아나는 줏대 없는 대국'이라며 비난했고 중국 측 여론도 동맹 관계를 파기(破棄)해야 한다는 등 심상치 않긴 하다. 지난 24일자 뉴욕타임스도 'China and North Korea Reveal Sudden, and Deep, Cracks in Their Friendship(북·중간에 갑자기 깊은 금이 갔다)'는 제목으로 보도했지만 과연 균열은 지속될까. 외신 전문인 중국 CCTV4는 어제 1시 뉴스까지도 '김정남' 이름은 발설하지 않았다. 그냥 '조선국적 남자 쿠알라룸푸르 사망사건(朝鮮國籍男子 吉隆坡死亡案)'으로만 전했다. 김정남을 '김철'로만 믿고 싶은 거다.

북·중 간 연결 고리는 그리 쉽게 끊어지지 않게 돼 있다. 1961년 체결된 상호우호협력조약의 골자는 '체약국 쌍방은 어떤 국가 또는 연합국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했을 때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로 돼 있다. 만약 '킬 체인'이다 뭐다 시행할 경우 중국이 즉각 개입하게 돼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무리 김정은에게 화가 나도 물리적 제재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아는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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