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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더불어당 대통령

오동환 오동환 발행일 2017-05-1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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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야당이 여당 된 건 아니다. 야당→여당으로 바뀐 게 아니라 더불어당은 처음부터 여당이었다.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이 현상공모를 통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꾼 그 때부터 여당이 됐다는 거다. 더불어당이 바로 '더불어 여(與)'자 여당(與黨)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한자 문맹시대가 됐다지만 '더불어 與'자 '與黨'이란 야당과는 반대로 정부와 '더불어' 존재하는 집권당이라는 뜻인 것도 모르고, 그래서 '여당'인 것도 모르고 야당이 여당(더불어당)으로 당명을 바꾸다니! 상상조차 불가능한 망발이다. 다시 말해 야당→여당이 된 게 아니라 첨부터 여당이었다는 거다. 조선조 아악(雅樂)의 하나인 여민락(與民樂)도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뜻이고 여민동락(與民同樂) 여민해락(與民偕樂)도 같은 뜻이다. 청와대 '여민관' 역시 옷깃 따위를 여민 집이 아니라 '與民館'일 게다.

이번 대통령 보궐선거 이튿날 CNN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더불어민주당을 그냥 Democratic Party라고 표기했다. Together(함께) 따위 접두어는 없었다. 그들 역시 의아했을 게다. 민주당이면 민주당이지 Together가 왜 붙느냐고. 일본과 중국 언론에선 '더불어' 표기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본에선 '共に民主黨(토모니민슈토→함께민주당)'으로, 중국에선 '共同民主黨(꿍퉁민주당→공동민주당)'으로 부르고 적는다. '더불어'가 아니라 '함께' 또는 '共同'으로 불려도 괜찮은 건지 더불어당에 묻고 싶다. 이제는 더불어당에서 대통령까지 배출됐고 가짜 여당에서 진짜 여당으로 승격했으니 '더불어'라는 군더더기는 그만 떼어버리고 그냥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 일본에선 또 문재인을 '문제인(ムンジェイン)'으로 표기한다. '재'의 ㅐ 발음을 적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전 과정에서도 입만 열면 외쳐왔던 게 지난 정권의 적폐 청산이었고 당선 후에도 제1성이 적폐청산이지만 '더불어민주당' 따위 당명이야말로 외국 언론을 헷갈리고 성가시게 괴롭혀온 적폐 중의 적폐가 아닌지 의문이다. 적폐(積弊)란 오랜 기간 뿌리박힌 폐단 아닌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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