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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인격 가진 아이들 '마음' 다치는 학대

김우성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입력 2017-09-14 20:06

김포 K초 교사 폭력논란에 '훈육기준 마련' 목소리
어릴때 외상경험 ADHD 발병률↑·대인관계 악영향
아동권리 존중·체벌 인식개선 등 사회적 합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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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내 K초등학교 교사가 특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습 언어·신체폭력을 가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9월 13일자 23면 보도)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참에 훈육과 학대 사이의 경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팀이 이달 초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기에 신체·정신적 학대를 받아 외상 경험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일수록 성인이 됐을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병률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DHD에 시달리면 주의 산만·단기 기억력 저하 등으로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겪게 된다.

피해 학생 가족들도 이러한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불안 등의 진단을 받은 이모(12)군 가족은 "아이가 자라면서 이유 없이 위축되고 학교에 대한 불신감으로 학업에 흥미를 잃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졸업생 김모(13)군 가족은 "초등학생 입에서 '인간 취급을 못 받는다'는 말이 나왔다.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언정 교육자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시대가 변한만큼 어른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14일 강지영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6학년 큰 아이들이라 해도 한창 발달 중인 시기라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고 자존감이 낮아지며 자신을 미워할 수 있다"면서 "훈육은 아동의 인격형성에 좋은 결과를 낳기 위한 것이지만, 정서학대는 왜곡된 인격형성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어 "학교에서도 훈육 및 학생지도라는 명목으로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상처를 주고 이 때문에 부정적 자아상이나 왜곡된 대인관계를 갖게 하지는 않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동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만큼 교사가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바람직한 훈육방법이 뭔지 사회적인 고민과 합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포경찰서는 최근 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이 군의 진술을 청취했으며, 조만간 A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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