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도는 연탄 직화 구이
겉절이·깻잎무침 등 직접 키운 채소
단호박 돌솥밥 고소한 누룽지, 가을엔 조림 인기동대문 평화시장 뒷골목은 오전부터 매캐한 연기로 가득하다. '전주집'이나 '호남집' 같은 남도 느낌의 상호를 단 조그만 노포(老鋪)들은 좁다란 골목에서 연탄으로 생선을 굽는다. 밤새 물건을 판 옷가게 직원들이 주린 배를 채우는 소박한 식당들이다.
경기도에선 동대문 생선골목 같은, 비릿한 생선 내음과 정겨운 분위기가 어우러진 식당들을 찾기 힘들다. 수원시 풍어생선구이정식(이목동 371-4)은 바로 동대문의 오래된 식당에서 맛보던 그 생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식당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당연히 생선구이다. 생선들은 언뜻 보기에 '태운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강한 불로 직화(直火)했다. 그을린 외관에 비해 탄 맛은 덜한 편이다. 바삭한 껍질의 식감과 대비되는 부드러운 속살은 연탄 구이의 전형적인 맛을 보여준다.
삼치와 고등어, 이면수, 갈치 등 메뉴는 일반적인 생선구이 집과 다르지 않다. 다만 모듬겉절이·깻잎무침·양파장아찌·콩나물무침 등은 동대문 생선골목보다 훨씬 나은 수준이다. 밭에서 직접 재배하는 재료를 이용해 밑반찬을 만든다고 한다.
하나의 생선을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3명 이상이 방문했을 땐 모듬구이를 주문하면 된다. 찬바람이 불면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조림요리(갈치·고등어)를 시키는 사람도 많다. 단호박 한 조각을 올린 돌솥밥이 기본으로 나온다.
특별한 맛이라고 할 순 없지만, 누룽지까지 먹을 수 있어 쇠그릇에 나오는 공깃밥 보단 훨씬 좋다. 손님 대부분은 인근 주민들인데,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방으로 된 공간도 있지만, 문이 없어 식당 전체가 트인 느낌이다. 동대문 노포의 소박함은 없지만 여럿이 모여 앉아 먹는 집 안 거실처럼 흥성거린다.
삼치구이 1만3천원, 고등어구이 1만2천원, 임연수구이 1만4천원, 갈치구이 1만5천원, 갈치조림(2인) 2만9천원, 고등어조림(2인) 2만3천원, 모둠구이 5만원. 매일 오전 11시에서 밤 9시까지 운영하며 주차장이 있다.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371-4. (031)256-3792.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