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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상한 법원청사 공사 납품 중단

경인일보 발행일 2017-12-07 제13면

수원법원종합청사 신축공사장에 설비 납품을 했던 업체가 일방적으로 공급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업체는 전기부문 시공사가 중단 통보를 한 시점은 법원행정처의 감독관이 바뀐 뒤였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의 주장과는 달리 새로운 업체의 납품가격이 더 비싼 사실도 드러났다.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기존에 설치된 배선을 철거해야 하는 이상한 결정을 누가, 어떤 이유로 했는지 궁금증이 커진다.

A설비업체에 따르면 청사 신축공사 전기부문 시공사의 요청으로 지난 6~8월 5차례에 걸쳐 옥내배선 설비 500개를 납품했다. 하지만 8월 말 일방적으로 자재공급중단 통보를 받았고, 지난 달 하순에 B업체로 교체됐다. A사 관계자는 1년 전에 견적 요청을 받아 납품을 준비했고, 아무 문제 없이 납품됐는데 법원행정처 감독관이 바뀐 뒤 갑자기 업체가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B사의 제품이 기존 설계도와 달라 도면과 시방서를 모두 바꿔야 하는데도 업체 변경이 강행됐다고 한다. 기존에 설치된 제품을 뜯어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납품 도중에 결격사유도 없이 중단되는 사례는 없었다는 게 A사의 입장이다.

행정처와 전기 시공사는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업체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회사의 납품 단가를 비교해 보면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A사가 전기 시공사와 합의한 납품금액은 2억729만8천원이었다. 반면 B사의 납품계약서는 2억7천만원으로, 6천만원 이상 비쌌다. 법원 측 해명과는 달리 기존 업체의 제품을 사용할 때 공사비를 낮출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행정처는 단순하게 제품 가격만 따져서는 안되고 노무비 등을 고려하면 B사의 총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변명했다.

납품사 변경에 따라 기존에 설치됐던 제품은 모두 철거될 전망이다. 경제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같은 일을 두 번하고, 추가 비용을 들이면서 납품업체를 바꾼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가 불가피한 이유다. 납품이 중단된 업체는 '갑질'이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른 현장도 아닌 법원종합청사 신축공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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