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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따이공, 인천공항에 4~5톤 '쓰레기 보따리'

홍현기
홍현기 기자 hhk@kyeongin.com
입력 2018-03-27 22:42 수정 2018-03-27 22:47

면세품 부피 줄이려 재포장… 전용구역 벗어나 무차별 작업
공항 혼잡·이미지 실추 '우려' 관계기관들 대책 마련 목소리

쓰레기장으로 변한 제2여객터미널 '통제불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IT체험관 앞에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이 대량으로 구매한 면세물품들을 재포장 하고 있다. 공항에서는 주변을 혼잡하게 하고 국제공항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포장 전용 공간을 마련했지만 보따리상들은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재포장 작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이 대한민국 관문 인천공항을 더럽히고 있다. 이들이 대량으로 구매한 면세물품을 공항 곳곳에서 재포장하면서 발생한 쓰레기가 국내외 공항 이용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1시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서편 50번 탑승게이트 앞에는 면세물품 수백 개가 널려 있었다. 면세품 포장 비닐이 가득 담긴 어린아이 키만 한 비닐봉지 10여 개와 빨간색 테이프를 붙인 상자 30여 개도 널브러져 있었다.

보따리상으로 보이는 중국인 10여 명이 면세품의 상자와 뽁뽁이(에어캡) 등 포장을 제거하고, 그 속에 있던 제품만 큰 상자에 담고 있었다.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으로 가져가는 보따리상들은 부피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공항에서 매번 이 같은 재포장 작업을 한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만 4~5t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해 전담 인력들이 바퀴가 달린 대형 끌차까지 동원해 온종일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탑승게이트 주변을 혼잡하게 하고 국제공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재포장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보따리상들은 이곳을 벗어나 아무 데서나 재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50번 게이트 옆에 인천공항공사에서 지정한 재포장 구역이 있는데, 이날도 보따리상들은 "자리가 없다"며 밖으로 나와 작업을 했다. 재포장 구역은 매우 혼잡했다. 그곳에 들어가 보니 보따리상 20명 정도가 수백 개 상자와 쓰레기를 늘어놓고 재포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서편 42번 게이트 앞 2층 면세품 인도장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보따리상들이 재포장 작업을 벌이면서 일반 여객의 진출입로까지 좁아졌다. 일부 보따리상은 2층 인도장에 자리가 없자 1층까지 내려와 바닥에 면세물품을 늘어놓고 있었다.

올해 1월 18일 개항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도 중국 보따리상들의 재포장 작업 때문에 혼잡이 빚어지긴 마찬가지다. 제2터미널 탑승게이트 앞에 보따리상들이 흩어져 재포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급하게 제2터미널 231번, 268번 게이트 앞에 방 형태로 된 재포장 공간을 각각 마련했지만, 보따리상들은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재포장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기관에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과 면세점협회에서 불필요한 쓰레기만 양산하는 면세품 과대 포장을 자제하고, 고객에게 면세품을 인도하기 전 포장을 제거하는 등 인도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서는 "포장재를 전면적으로 없애는 것은 면세품의 이송운반 시 상품파손의 위험이 증가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포장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각 면세점사업자와 함께 최소화 방안을 심도있게 모색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공항 인도장이 아닌 시내면세점 현장에서 인도할 수 있는 면세물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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