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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혼탁·과열… 민주당 공천 전쟁

이영재 이영재 발행일 2018-03-30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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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은 키가 작았다. 공식적으로 162㎝였다. 열등감이 심했고, 의심도 많았다. 심약하기까지 했다. 대신 질투심은 하늘을 찔렀다. 남이 자신보다 잘나면 그 꼴을 못봤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유려한 문장을 쓰고, 준비없이 즉석에서 현란한 연설을 하던 트로츠키가, 그래서 미웠다. 하지만 기억력은 뛰어나 사소한 원한까지 기억했다가 반드시 숙청했다. 그리고 반드시 그 흔적을 지웠다. 1937~1938년 두해동안 130만명을 체포해 68만명을 처형하고 나머지는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냈다.

러시아 혁명하면 떠오르는 역사적인 사진이 한장 있다. 레닌이 즉석에서 만든 연단에 올라가 대중을 향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골드스타인(G.P.Goldstein)이 찍었다. 너무 극적이라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인 기록사진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연단으로 오르는 계단에 트로츠키의 모습이 찍혔다. 스탈린은 그게 마음에 거슬렸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친근해 보였기 때문이다. 우여곡절끝에 권력을 잡은 스탈린은 레닌이 죽은 후 그 사진에서 트로츠키의 모습을 지워버렸다.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에서 사진 한장은 대중의 마음을 빼앗고 나아가 역사를 바꿀 수도 있을 만큼 폭발적인 힘을 갖는다. 사진이 조작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분야의 대가 아돌프 히틀러는 프로파간다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선전은 진실을 섬겨선 안된다. 특히 진실이 적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더불어민주당 지자체 후보들간의 경쟁이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제는 사진 한 장을 두고 이재명 전시장과 전해철 의원 지지자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이 전 시장이 사용한 홍보사진이 원인이었다. 이 전 시장 얼굴 뒤에 전 의원의 얼굴이 흐릿하게 들어간 사진이었다. 전 의원 지지자들은 "조롱당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전 시장 측은 "이유를 막론하고 명백한 우리 캠프의 책임"이라며 사과하고 홈페이지 등에서 문제의 사진을 내렸다. 그런데도 뒷말이 무성하다. 프로파간다였는지 아니면 단순 실수였는지는 당사자만 알 것이다. 이제 전쟁은 시작됐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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