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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테라스 '과장 광고' 뿔난 입주민

공승배
공승배 기자 ksb@kyeongin.com
입력 2018-04-08 20:28

인천 논현동 '라온파미에' 실제 달라 반발 1인시위도… 法 "부족면적 보상" 화해권고

논현지구 이안 라온 파미에10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테라스형 아파트 '이안 라온파미에하우스'의 입주민들이 테라스 모습이 홍보했던 것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왼쪽은 실제 입주 세대의 테라스, 오른쪽은 아파트가 홍보하고 있는 테라스의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테라스형 아파트로 홍보 중인 '이안 라온파미에하우스(이하 라온파미에)'의 입주민들이 실제로는 쓸 수 있는 테라스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 논현동의 라온파미에. 분양이 완료되지 않은 이 아파트에는 시행사가 마련해 놓은 '구경하는 집'이 있었다.

1층에 위치한 이 집 외부에는 폭 2m, 너비 20m의 테라스가 있었고 바닥에는 나무판자가, 보행로와의 경계에는 약 1.5m 높이의 나무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다.

울타리 때문에 보행로에서는 테라스 내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 아파트가 홍보하고 있는 1층 세대의 테라스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1층 테라스 모습은 이와 달랐다. 보행로와의 경계에는 약 50㎝ 높이의 묘목만 심어져 있어 내부가 훤히 보였다.

지하 1층, 지상 4층 높이 규모의 이 아파트는 1층과 4층 입주 시 사용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1층은 아파트 외부 공간을, 복층 구조의 4층은 옥상 공간을 입주민이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분양가는 4층이 평균 5억600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1층이 평균 4억4천200만원으로 그다음으로 높았다. 이 아파트의 전체 평균 분양가는 4억4천300만원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1층 테라스 실제 모습이 홍보했던 것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면적이 분양공고 때보다 좁을 뿐만 아니라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울타리조차 없어 테라스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입주민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낸 지체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1층 세대의 테라스 면적이 분양공고에 기재한 면적 대비 부족한 경우, 같은 동 2층 세대의 분양가를 기준으로 부족한 면적 가액을 정산하고 부족한 테라스 면적 1㎡당 10만원으로 계산한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화해 결정 권고를 내렸다.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 1층에 입주했다는 김모(65)씨는 "준공 이전에는 설계상에 테라스 면적이 아예 빠져 있었는데 주민들이 항의해서 얻어냈다"며 "그렇게 테라스라고 겨우 만들었는데 모델하우스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3천만원이나 더 주고 비싸게 들어온 이유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입주민들은 지난 7일부터 아파트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공사인 정우건설 관계자는 "1층과 4층 입주민들에게 테라스 공간을 다 제공했고, 도면보다 부족하게 시공된 부분은 법원 권고대로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생활 보호를 위한 울타리 설치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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