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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TX역 없는 유일한 광역도시 인천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22 제19면

인천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 정차역이 없는 광역도시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코레일이 평창동계올림픽·동계패럴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3월 말부터 열차 정비 등을 이유로 KTX 인천공항~공항철도 검암역(인천지하철2호선 환승역)~서울역 구간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올림픽 기간 열차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부품 교체 등 열차 정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가 5월 재개한다고 했다. 그러다 다시 8월로 연기했다. 국토부는 "운행 폐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4월 코레일이 인천공항·검암역 KTX 운영 인력과 기간 계약을 변경해 인력 일부를 감축하고, 계약기간도 연 단위에서 6개월 단위로 조정됐다. 국토부의 입장과 코레일의 태도를 보면 운행폐지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토부는 KTX를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연장 운행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3천149여억원을 들여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 사이 2.2㎞ 구간을 연결했다. 국토부는 "인천시민은 서울역이나 용산역, 광명역까지 갈 필요없이 가까운 서구 검암역에서 KTX를 이용할 수 있다"며 "광주·부산 등지에서 KTX로 서울까지 온 승객은 공항철도나 리무진 버스로 갈아탈 필요없이 인천공항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코레일도 인천지하철2호선 개통에 맞춰 검암역 KTX 환승을 기념해 운임 할인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코레일은 인천시와 공동으로 부산, 울산, 동대구, 대전 등에서 KTX와 연계해 버스와 선박을 이용한 '인천 섬 나들이' 여행상품을 출시하겠다고 KTX검암역의 역할을 강조했었다.

국토부나 코레일은 운행 폐지는 아니라고 하지만, 재개 시점에 대해선 양 기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인천시민은 물론, 지방에서 인천공항을 오가던 타 시도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야당 지역정치권에서는 이번 운행 중단을 두고 "열차정비가 아니라 현직 야당 소속 시장을 겨냥한 정치적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3천여억원을 넘게 들인 국가기반시설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는 '인천 검암(KTX)역세권 개발 사업'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검암역은 공항철도, KTX, 인천도시철도2호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사업성이 충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인천시의 발표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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