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집중진단-위기의 놀이공원 월미도·(상)]부실한 제도·관리 부주의

김태양 김태양 기자 발행일 2018-07-12 제8면

'수박겉핥기' 검사 '주먹구구식' 운영… 예고된 안전사고

월미도놀이기구전수검사
인천시 중구 월미도 놀이시설에 대한 민관합동 점검이 실시된 11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놀이기구를 점검하고 있다. 이번 점검은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17일까지 놀이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안전성 검사대상 놀이기구 55개
10년이상 노후화시설 56% 달해
현장따라 기준 세분화안돼 한계
잘못된 기구운영 사고원인 분석

인천 중구 월미도 내 유원시설에서의 놀이기구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현행법에 따른 정기 안전 검사도, 업체의 일일 점검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뒤늦게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경인일보는 놀이기구 안전사고 발생의 원인을 짚어보고 안전한 놀이공원을 만들기 위한 대책을 모색한다. → 편집자주

인천 중구 월미도 내 유원시설에는 운영된 지 10년이 넘은 노후화된 놀이기구가 절반이 넘는다. 정기 안전성 검사 기준은 '수박 겉핥기'였고, 운영업체의 관리도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사고 사례를 되짚어보면 그 실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놀이시설 운영업체 비취랜드는 지난달 28일 놀이기구 '썬드롭'의 상반기 정기 점검을 지정 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으로부터 받았다.

썬드롭은 16년이 된 기구로 현행법상 정기 안전성 검사를 1년에 2차례 받아야 한다.

KTC는 정기 검사 기준에 따라 기초·구조부, 구동장치, 유공업장치, 전기장치 등의 항목을 조사한 뒤 '문제 없음' 판정을 내렸지만 그 다음 날 오후 손님 5명을 태운 썬드롭은 7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정기 검사 기준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원시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놀이 기구 종류, 현장 환경에 맞게 정기 검사 기준이 세분화 돼 있지 않아 검사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계 결함은 발견할 수 있지만, 부품 교체를 위한 검사는 진행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월미도 내 놀이기구 전체 85개 중 안전성 검사 대상 놀이기구는 55개. 이 중 썬드롭과 같이 운영된 지 10년이 넘은 노후화 된 놀이기구는 31개(56%)다. 31개 중 21개(68%)는 중고 놀이기구를 구입해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화된 놀이기구에 대한 유원시설 업체의 관리 부실도 사고의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있었던 월미테마파크의 '크레이지 크라운' 놀이기구 추락 사고의 원인은 오래돼 낡은 볼트의 파손이었다.

유원시설 업체는 안전성 검사 대상 놀이기구에 대해 일일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시운행, 간단한 조작점검 등에 그칠 뿐 대부분 정기 안전점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3일 운행 중이던 '회전 그네'의 중심축이 한쪽으로 기우는 사고는 운영업체의 잘못된 기구 운영방식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탑승객이 한 곳에 몰리지 않도록 분산해야 하는데 그런 주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KTC 관계자는 "회전그네와 같은 놀이기구의 경우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게 되면 기구를 지탱하는 기둥의 피로가 누적돼 파열될 가능성이 높아 전체 하중을 고려해 이용객을 골고루 나눠 태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