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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19일 입법예고한 '경기도형 기본소득'은

신지영 신지영 기자 발행일 2018-09-11 제3면

청년세대 매년 '지역화폐' 지원… 경제·복지 활성화 '두토끼'

도민의절반 기본소득 개념 낯설어
사회구성원 정기적 현금지급 의미
성남처럼 年 100만원 지원안 유력
특정계층 도움 '당위성 논란' 소지

청년·학생배당 등 경기도형 기본소득의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도는 이 같은 정책을 실현할 '기본소득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안'을 오는 19일까지 입법예고한 상태다.

국내 최초로 광역단체 규모의 기본소득 제도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도민의 절반은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기본소득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강남훈 한신대학교 교수, 이상이 제주대학교 교수, 이건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등 전문가의 인터뷰를 종합해 기본소득을 정리해본다.

■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모르는 도민


=경기연구원이 지난 6월 경기도민 8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본소득에 대한 경기도민 의식조사'(응답률 23.68%, 표본오차±3.4%p)에 따르면 응답자 71%가 경기기본소득을 실시하는 것에 찬성했다.



또 절반이 넘는 53.3%는 적정 기본소득액이 지급될 때 추가로 세금을 징수하는 데도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면적으로 다수의 도민이 기본소득 정책에 찬성하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도민들이 기본소득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같은 조사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전혀 모름'(9.9%)·'잘 모름'(44.6%)이라는 응답이 절반(54.5%)을 넘었다.

기본소득의 개념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만 24세 청년에게 지역화폐로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청년배당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고, 고등학생 1개 학년에 급식비 상당의 금액을 매달 지원하는 학생배당도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 기본소득이란


=전문가들은 기본소득이란 보편성·무조건성·개별성·정기성·현금성·충분성을 지닌 복지정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쉽게 말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소득이나 노동 유무에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현금 지원이 기본소득이다.

특히 가구 단위가 아니라 개인에게 직접 주어진다는 특징을 보인다.

국내에 도입된 첫 기본소득 정책으로 꼽히는 성남시 청년배당을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성남시 청년배당은 특정 나이(만 24세)가 되면 소득과 관계없이 분기별 25만원, 매년 100만원을 현금 성격을 지닌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예산의 한계로 모든 구성원이 아닌 특정 나이대 청년만을 대상으로 했고, 충분한 금액(충분성)을 지원했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기본소득 성격을 지닌 정책으로 볼 수 있다.

■ 경기기본소득은

=입법예고를 거쳐 '기본소득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되면 경기도형 기본소득 정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본소득위원회는 기본소득 정책 방향과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 기획·연구·교육·홍보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공무원과 경기도의원은 물론 사회복지·경제분야 단체 대표도 참여할 수 있다.

기본소득위원회의 첫 목표는 내년 도입을 염두에 둔 경기도형 청년배당이다. 성남시처럼 분기별 25만원, 매년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유력하다.

고등학생 1개 학년에 매달 8만원씩 연간 10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학생배당도 도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통시장에서 사용되는 지역화폐로 기본소득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복지의 두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년배당은 1천800억원, 학생배당은 1천6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민들이 청년·학생이라는 특정 계층에게 주어지는 보편적 복지의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인정할지에 따라 논란이 벌어질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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