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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도 외면한 '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

문성호 문성호 기자 발행일 2018-10-02 제10면

하남이성산성축제
부실한 준비와 진행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은 '2018년 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 사진은 객석 대부분이 텅빈 상태로 진행된 하남가왕대전.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한성백제도읍 널리홍보 취지 무색
관련행사 이름만 붙여 정체성 실종
官 일방진행 종전과 차별화도 실패
내년 시승격 30주년 시민주도 여론


하남문화재단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 처음 주최·주관한 '2018년 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가 부실한 준비와 진행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소문만 요란한 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하남 감일지구에서 백제시대 횡혈식 석실묘 53기를 비롯해 다양한 유물들이 발굴되면서 서울 송파 몽촌토성이 아닌 '하남이 한성백제기(BC 18~AD475년)의 도읍지였다'는 역사를 강조하며 '백제가 꿈꾼 하남! 역사를 다시 쓰다!'라는 축제 의미마저 퇴색, 정체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이틀간 하남유니온파크 광장에서 열린 '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는 인절미 이성산성 쌓기, 칠지도 퍼즐 만들기 등 일부 체험부스를 제외하고는 공공기관(시청 및 산하기관) 홍보 부스, 기업인협의회 전시 부스, 쌈채소 부추 홍보 부스, 전통먹거리 장터, 플리마켓 등으로 한성백제와 관련된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남가왕대전을 비롯해 '팝페라 in 이성산성', '이성산성 DJ 파티', 버스킹 공연, 여성댄스팀 및 장미여관 공연 등 이성산성 이름만 붙인 고만고만한 공연이 주류를 이루면서 종전 '이성문화축제'와 차별화는커녕 2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였는데도 '볼거리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축제를 통해 하남시의 역사와 하남 이성산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축제 취지는 실종된 채 하남문화재단의 축제 기획력에 대한 의구심만 키운 상태다.

이로 인해 하남시 승격 3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하남시나 하남문화재단 등 관(官) 주도의 일방통행식 축제가 아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느끼며 하남 한성백제를 알아가는 축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시의원은 "전문가를 자칭하는 하남문화재단에서 뭘 준비했는지, 또 볼거리마저 없는 공연 위주인 축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서 "내년에는 축제추진위원회와 같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즐길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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