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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유람]진해 근대문화역사길 투어

권태영 기자 발행일 2018-10-25 제17면

아련한 추억따라 '근대路의 초대'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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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진해구는 일제가 군사 목적으로 만든 도시로 근대문화역사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근대역사길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충무공 이순신 동상, 백범 김구 선생 친필 시비 등 근대문화역사자원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지난 2015년 중원로터리 일대에 11억8천만원을 들여 '진해 군항역사길 조성사업'을 완료했으며, 지난 3월부터는 '진해 근대문화역사길' 투어프로그램 해설사를 위촉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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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근대문화역사길 투어프로그램은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15곳을 스토리텔링 투어코스로 개발한 것이다. 

 

해군의 집을 출발해 충무공 이순신 동상, 문화공간 흑백, 군항마을 역사관, 군항마을테마공원, 진해군항마을 거리, 육각집(뾰족집)인 새수양회관, 원(영)해루, 백범 김구 선생 친필시비, 선학곰탕(옛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 일본식 장옥거리, 진해우체국, 제황산(진해시립박물관, 전망대)에서 마무리된다. 

 

중앙시장·진해역은 자유기행으로 둘러볼 수 있다. 

 

근대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도보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으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근대문화투어 여행을 떠나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문화해설사는 영어 1명, 일어 2명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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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항마을 테마공원. 일본군과 축량사가 군항예정지 획정을 위해 측량하고 있을때 마을 사람들이 일본군을 쫓아내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등이 있다. 경남신문/김승권기자

1910~1912년 중원로터리 주변은 일제에 의해 본격 개발되면서 도시의 물리적 형태를 갖췄다. 

 

1910년 진해에 거주한 일본인은 35명에 불과했지만 1912년 5천600여명까지로 늘었다. 

 

일본인 수만 따지면 경성(현재의 서울), 부산, 인천, 평양, 원산 다음이었지만 한국인 대비 일본인 비율은 2.5대7.5여서 일본인 지배가 가장 강했던 도시이기도 했다. 

 

당시 중원로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경화동 주변으로 쫓겨났다.

 

일제는 러시아의 남진정책을 견제하고 동북아시아를 지배할 야심을 가졌으며, 군항(군함을 만들 수 있는 항구)으로서 천연적인 지형을 갖춘 진해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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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진해구의 일본식 장옥거리. 장옥은 현재의 연립주택형태로 당시 1층은 상점, 2층은 주택및 여인숙으로 이용되었다. 오른쪽 사진은 중원로터리 인근의 원해루. 경남신문/김승권기자

투어 집결지인 해군의 집은 현재 해군장병 면회소, 해군관련 민원업무 등을 처리하는 곳이다.



해군의 집에서 나와 2~3분 거리에 있는 북원로터리에서 충무공 이순신 동상(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호)을 만날 수 있다. 

 

전국 최초로 세워진 이 동상은 6·25전쟁 중인 1952년(임진왜란 360년) 4월 13일 건립됐다. 

 

이순신 동상은 문헌자료와 그 자손의 골상 등을 참고해 만들었으며, 이후 광화문 동상, 표준영정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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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로터리 인근 문화공간 '흑백'. 경남신문/김승권기자

흑백다방으로도 불리는 '문화공간 흑백'(창원시 근대건조물 제4호)은 창원소방본부를 지나 중원로터리를 향하다 보면 만난다. 

 

올해 말 재개장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는 2층으로 향하는 계단, 보와 기둥, 흑과 백의 색채 등은 그대로 남겨져 있다. 

 

화가 유택렬이 1955년 친구이자 작곡가인 이병걸이 운영하던 '칼멘' 다방을 인수해 흑백 다방으로 개명한 후 2008년까지 운영했다.

군항마을 역사관과 군항마을 테마공원, 군항마을 거리는 인접해 있다. 

 

군항마을 역사관은 1912년에 지어진 적산가옥(일제 시대 때 일인 소유의 재산 중 주택) 목조 건물로 우리나라 근대사를 대변하는 350여점의 사진 등 기록물과 중요 시설물이 잘 보존돼 있다. 

 

사진과 영상물로 만나는 진해의 옛 모습도 새롭다. 진해구 중앙동 노인정 건물로 사용하다 으뜸마을 만들기 공모전에 선정돼 행정안전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2년 11월 8일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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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군항마을 거리와 중원로터리 인근 군항마을 역사관. 경남신문/김승권기자

군항마을 테마공원에서 중원로터리를 바라보면 육각집이 있다. 

 

바로 맞은 편은 원(영)해루이다. 

 

새수양회관으로 운영 중인 육각집은 6각 지붕이 있는 3층 건물로 당시 고급 술집이었다고 한다. 

 

독특한 외관과 근대 상업시설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으나 외관은 일부 변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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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창원시 진해구 선학곰탕·중원로터리 인근의 육각집. 경남신문/김승권기자

원(영)해루는 영화 '장군의 아들'을 촬영한 곳으로 6·25 전쟁 당시 중공군 포로 출신인 장철현씨가 1956년 개업한 중국음식점이다. 

 

원래 영해루(榮海樓)라는 상호로 문을 열었지만 상표 등록을 하지 않아 현재는 원해루(元海樓)라는 상호로 운영 중이다. 

 

건물 제일 위 상호 원해루 중 '해루' 두 글자는 건물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전화번호 국번 '2'국 표시도 남아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군만두를 즐겨먹었던 곳이기도 하며, 장제스 대만 총통 등이 다녀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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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로터리에 있는 백범 김구선생 친필시비. 창원시 근대건조물 2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남신문/김승권기자

남원로터리에 이르면 백범 김구 선생 친필시비(창원시 근대건조물 제2호)가 있다. 

 

이 시비는 1946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이 진해를 방문해 남긴 친필 시를 새겨 만든 비석이다. 

 

당시 김구 선생은 해안경비대(현재 해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조국해방을 기뻐하면서 친필 시를 남겼다.

선학곰탕(국가지정등록문화제 제193호)은 1912년에 건립된 건물로 일제 강점기 다시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이 살던 관사였다. 

 

ㄱ자형의 평면에 주 현관이 돌출 형으로 설치돼 있으며, 내부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응접 공간은 서양식으로, 가족들의 주거 공간은 전통적인 일식으로 돼 있는 목조주택이다. 

 

일본식 장옥거리는 일제 강점기 시절 만들어졌으며 6채가 길게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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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우체국은 1912년 준공된 1층 목조건물로서 국가사적 제291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남신문/김승권기자

진해우체국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우체국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1912년 러시아풍으로 건축됐으며 국가사적 제291호이다. 

 

영화 '클래식'에서 손예진이 전보를 보낸 곳으로 나왔었다. 

 

1999년 문화재청사에서 사무동청사 1층으로 영업창구를 이전하면서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투어에 참가하려면 정기투어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시에 별도 신청 없이 투어시간에 해군의 집을 방문하면 된다. 

 

수시투어는 10명 이상 신청시 운영되며, 투어희망일 3일 전까지 홈페이지(naval.changwon.go.kr)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된다.

경남신문/권태영 기자·도움말/여종희 문화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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