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제작' 설립초기 연평균 80% '급성장'
(주)금강은 1958년 8월 현대건설 제1호 자회사인 금강스레트공업(주)를 설립했다. /KCC제공 |
정주영은 1958년에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던 귀속재산을 불하받아 근대적인 슬레이트공장으로 개조한 것이다. 슬레이트란 시멘트(85%)와 석면(15%) 등을 반죽해서 압착 성형한 후 경화시켜 만든 천연 또는 인조형의 얇은 판으로 지붕재료이다.
정주영의 막내 동생 정상영은 약관인 22세부터 금강스레트의 설립은 물론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맏형 정주영이 막내 동생 몫으로 설립한 만큼 이 회사는 처음부터 정상영이 독자경영을 한 것이다. 정상영은 1959년 5월 18일에는 이사로, 1960년 9월27일에는 대표이사로 등재했다. 정주영이 막내 동생의 경영능력을 믿은 때문이다.
설립초기부터 연평균 80%씩 급신장해 1967년에는 국내 지붕재시장의 30%를 점유하는 과점업체로 성장했다.
>>정상영 22세때 금강스레트 설립 관여
당시 정부는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추진과 함께 농촌근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전통적 농가주택인 초기집의 지붕재료를 볏짚 대용으로 슬레이트를 사용한 것이다. 1969년에는 새로운 상품 개발과 사세확장에 힘입어 공장을 수원역 인근으로 옮기고 밤라이트와 나무라이트 등 불연성 건축재와 단열재를 생산하는 종합건자재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이후 암면, 석고보드, 판유리 등 제품다변화를 추구했다.
1970년 새마을운동 시작과 함께 슬레이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강스레트공업의 사업은 더욱 확장되어 1973년에는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정상영은 금강스레트를 착실히 키워 1974년 7월에는 경남 울산에서 도료,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고려화학을 설립하고 1976년에는 금강스레트공업의 상호를 (주)금강으로 바꿨다. 1985년에는 고려화학의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1989년 6월에는 (주)금강의 건설사업 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KCC건설의 전신)을 세웠다. 또한 같은 해 8월에 금강레저를, 1990년 (주)고려시리카를, 1996년 금강화학(주)을 각각 신설했다. 2000년에는 주력 기업인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서 상호를 금강고려화학으로, 2005년에는 다시 (주)KCC로 바꿨다.
2001년에는 프로농구단 KCC이지스를 창단했는데 모체는 1977년에 창단된 현대전자 실업농구단이다. 현대전자 실업농구단은 1997년에 프로 농구가 출범하면서 대전을 연구지로 한 현대 다이넷 프로농구단으로 승격됐다. 1999년 대전 현대 걸리버스로 팀 이름이 변경됐으며, 2001년 5월에는 KCC가 대전 현대 걸리버스 농구단을 인수하면서 연고지를 대전에서 전주로, 팀 이름을 전주 KCC 이지스로 변경해서 재창단한 것이다.
2000년 이후 정상영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2세들에게 넘겼다. 장남 정몽진은 2000년 고려화학과 금강이 합병할 때 그룹 회장에 취임했으며 차남 정몽익은 2006년부터 KCC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3남 정몽열은 2002년 케이씨씨건설 사장에 선임돼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02년 3월 코리아오토글라스(주)에 안전유리사업부를 영업양도하고, 중국현지법인 금강화공북경유한공사를 세웠다. 2004년 11월 (주)이케이씨씨를 흡수합병했다.
2006년 9월 터키 현지법인, 9월 인도 현지법인에 이어 2007년 6월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웠다. 7월에는 충남 대산에 대죽 2공장을 준공했다. 2008년 5월 폴리실리콘 파일럿공장을 신설했다. 2010년 11월 아르케솔라(주)를 흡수합병했다. 2011년 12월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12년 12월 선박도료, VI용 세라믹 3개 부문이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었다. 2013년 5월 KAM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4년 4월 '2014 한국 산업 브랜드 파워(K-BPI) 창호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룹 편법경영 시비도
그러나 그 와중에서 KCC그룹은 편법경영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KCC자원개발(구 고려시리카)은 강원도 영월군 북면의 석회석 광업권을 1995년 1월 한일석회제조로부터 매입한 뒤 이를 2000년 3월 14일에 정상영 회장의 3남인 정몽열에게 800만원에 매각했다.(2000년 KCC자원개발 감사보고서) 헐값매각 시비의 발단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이 취득한 광업권의 매입가격이 석연치 않은 부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20년 전이기는 하지만 800만원에 광업권을 매각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KCC자원개발은 모기업인 KCC가 지분 60%를 확보하고 있으며 나머지 40%는 정몽진 KCC 회장(38.6%), 정상영 KCC 명예회장(1.263%), 정몽익 KCC 사장(1.263%), 정몽열 KCC건설 사장(0.037%) 등의 순으로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또한 KCC자원개발의 최대주주인 KCC의 지분은 정몽진 회장(17.76%), 정상영 명예회장(10.0%), 정몽익 사장(8.81%), 정몽열 사장(5.29%) 등이 보유하고 있어 KCC자원개발은 사실상 정씨 일가의 지배 하에 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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